하지만 최근 해제설 솔솔 대두
미중 관계 악화가 韓에 긍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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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간의 정치인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현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이달 5일부터 9일까지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상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우원식 국회의장 일행의 방중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우 의장은 지난 방중에서 카운터파트인 자오 상무위원장을 만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7일 랴오닝(遼寧)성 하얼빈(哈爾濱)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까지 만나 한한령 해제 분위기가 익어가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경주에서 열릴 제33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이 거의 확실해지는 사실 역시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중국 국무원(행정부)이 지난 20일 "연내에 교육 및 문화 영역에 대한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꼭 집어 한국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굳이 의도적으로 배제할 이유도 없는만큼 충분히 한한령 해제의 분위기가 익어간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미중 관계가 사상 최악 국면으로 굴러가는 현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이 한한령 해제를 통해 한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경도되지 않도록 어떻게든 손을 내밀 것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 미중 관계의 악화가 한국에게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부정적인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폭발하는 막연한 혐중 정서를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을 할 필요도 없다.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다 된 한한령 해제라는 밥에 코를 빠트리는 최악의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
혐중 정서의 반작용인 반대의 경우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없다면 진짜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혐중과 혐한 모두 굳이 한한령 해제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양국 관계의 바람직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만큼 서로 자제를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이 경우 사실 실체도 뚜렷하게 없는 한한령은 자연스럽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