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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칼럼] 한동훈 식 배신의 정치, 철저하게 응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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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17. 18:26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일등공신, 한동훈
이재명보다 대통령 저격 앞장선 이준석
박근혜 탄핵의 선봉에 선 김무성·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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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심의실장

지금 대한민국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로 현직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란 해괴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비상시국이다. 세계 경제와 정치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재 최강대국인 미국에서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가 출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고율의 관세폭탄을 비롯해 '가자지구 점령과 개발'과 같은 도발적인 정책들로 세계 정치와 경제, 군사 문제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도 정상외교 통해 경제, 정치, 안보 문제를 동맹국인 미국과 풀어가야 할 시점이 다. 취임식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중단한다면 그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가 가결되지 않았더라면 가능했을 일이지만 대통령은 지금 구속 상태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과 협력해 더 많은 함선을 건조하고 싶다"고 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이렇게 된 게 누구의 책임인가. 가장 큰 책임은 물론 거대야당의 막가파식 '다수의 폭정(tyranny of the majority)'에 있다. 거대야당은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정부의 주요 공직자들을 지금까지 무려 29차례 탄핵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수사 검사들까지 탄핵했다. 비정상적인 정치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묻지마' 탄핵에 더해 입법폭주, 걸핏하면 도입한다는 특검이 끝이 아니다. 대통령실, 검찰과 경찰, 감사원의 활동비를 제로로 전액 삭감해 아예 제대로 활동할 수 없도록 예산을 없앴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을 정당한 이유로 수사의뢰했지만 거대야당은 보복으로 감사원장을 탄핵하려고 하는 지경에 이르자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발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현 비상시국이 초래된 데에는 여당 대표를 맡았던 한동훈의 배신도 결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거대야당의 숫자를 앞세운 온갖 패악질과 국정마비 시도를 타개하려고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비상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을 들고나와서 윤 대통령을 공격했던 이가 바로 한동훈이다. 한동훈은 자신을 법무장관으로 발탁하고 비대위원장, 당 대표로 키워준 윤 대통령을 이처럼 결정적 순간에 배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92석을 가진 거대야당이지만 대통령 탄핵소추를 가결시키려면 8석이 모자랐는데, 한동훈이 자기 계파의 의원들을 탄핵에 찬성하도록 해준 것이다. 그래서 한동훈은 민주당으로부터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의 일등공신이라는 소리까지 듣지만 탄핵정국을 만들어 나라를 풍전등화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이런 한동훈의 배신은 인간적으로도 또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이 모습에 자유우파 국민들은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김무성, 유승민 등 여당 내 유력정치인들의 배신을 떠올리며 좌절했다.


한동훈이 윤석열 대통령의 후광으로 법무장관에 기용됐을 때, 그가 보수의 자산이 될 것을 기대했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전의 당대표였던 이준석처럼 상대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보다 오히려 자기 당의 실질적 책임자인 대통령을 저격했다. 대통령의 계엄 발동과 해제 이후의 그의 결정적 배신은 우파 국민들을 절망하게 했다.


16일 한동훈은 페이스북에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책을 한 권 쓰고 있다"고 썼다. 정치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을 이토록 처참하게 배신해 놓고 도대체 무슨 낯으로 다시 정치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치 이전에 석고대죄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간이 별로 없다. 최소한 탄핵심판의 결론이 나기 전에 이미 깨진 '계엄=내란' 프레임의 진실에 대해 소상하게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윤상현 의원이 말했듯이 그가 지금 정치에 복귀하면 '보수에 짐이 될 뿐' 웃는 사람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같은 탄핵찬성 세력 말고 누가 있겠는가. 지금은 모든 보수우파가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시간'이다. 그가 다시 나와 보수우파를 혼란시키고 흔들어놓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게 하고 국가가 기울게 만든다면 구한말 을사오적과 다름없는 현대판 ‘역적’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탄핵소추 가결 이후 국민의힘도 당 차원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와 복귀에 일로매진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조기대선을 준비하는 일부의 움직임이 나오자 세이브코리아 집회의 스타 전한길 강사는 "부모님이 멀쩡하게 살아 계시는데 제사상 준비"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상당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탄핵소추 가결 이후부터 꾸준히 윤 대통령 탄핵 기각에 애써온 윤상현, 나경원 의원, 그리고 김현태 707특임단장의 양심선언을 이끌어낸 성일종 의원, 당 법률단장을 이끄는 주진우 의원, 헌재를 항의 방문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40여 명의 의원들과 집회현장에 나선 김기현 의원 등이 그들이다. 그렇지만 당 차원의 집요한 노력은 없었다.

마침 3·1절 '탄핵반대' 집회의 규모가 '탄핵 반대' 민심을 재는 척도로 사용될 것이므로 당 차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이 집결해 나와서 "탄핵 반대"를 자유우파 국민들과 목청껏 외쳐주기 바란다. 자당 출신 대통령을 여당이 아니면 누가 지키겠는가.

차명진 전 의원은 좌파와 대비해 보수우파의 최대약점 가운데 하나를 "배신에 대한 철저한 응징이 없다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응징은 사실 정치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그 분야가 잘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배신을 일삼고도 성공한다면, 그 사회의 신뢰는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 취임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경제, 외교, 안보 등의 문제들을 풀어갈 국가수반이 없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아마도 우리나라를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복귀해서 트럼프와 정상외교를 벌이는 것이다.

배신의 정치는 마땅히 응징돼야 한다. 그 이전에 배신의 정치가 너무나도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만큼 윤 대통령이 복귀해서는 인사와 관련해서 중요한 자리를 맡기고 신뢰했던 이들이 왜 이렇게 배신하는 것인지 처절하게 반성해 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고심해 해답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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