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아닌 지역서 총회를 여는 것은 최초
19일 총재 아빠스 축복식...주례 김희중 대주교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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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는 1884년 독일에서 설립된 수도 공동체로 전 세계에서 신앙 전파,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설 이후 꾸준히 독일에서 총회를 개최해 왔으나 이번에는 한국서 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4일 한국천주교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달 15일 경국 칠곡군 왜관수도원에서 제23차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에는 연합회 소속 26개 공동체 수도원장과 선출 대표 등 54명의 수도자가 참석했다. 특히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4개 대륙 15개국에서 활동 중인 수도자들이 함께해서 연합회의 의미를 더했다.
총회 개최지가 141년 만에 독일이 아닌 해외 그것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속한 칠곡군이 된 것은 아시아 최대 베네딕도 수도원인 왜관수도원 때문이다.
연합회는 총회 장소를 고르면서 왜관수도원의 역사·신앙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왜관수도원은 독일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으로부터 파견된 수도자들이 6·25 전쟁 때 북한 정권의 박해를 피해 남한으로 피난을 오면서 1952년에 설립됐다. 남자 수사들이 선교와 더불어 사회봉사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왜관성당은 전통적인 서양 교회 건축 양식을 탈피해 지어진 국내 최초의 한국식 근대주의 성당으로 꼽힌다. 독일인 알빈 슈미트 신부의 설계로 1966년 11월에 완공됐으며, 국가 등록문화재 제727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총회 기간 참가자들은 칠곡군과 왜관수도원의 협조로 다도 체험, 국악 공연 관람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또한 수도자들은 신나무골 성지 등 천주교 성지를 비롯해 낙동강 주변 지역을 둘러보며 한국의 역사와 자연을 체험했다.
연합회는 총회 때 총재 아빠스(대수도원장) 선출 선거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하비에르 아파리시오 수아레스 신부가 제7대 총재 아빠스로 뽑혔다. 신임 총재 아빠스 축복식은 19일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열렸다. 축복식 주례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을 지낸 김희중 대주교가 맡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도하는 습관을 강조한 하비에르 신임 총재 아빠스는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연합회 모든 회원들이 중요하고 또 앞으로도 저에게 중요하다"며 "당연히 그 모든 공동체에 방문하고 현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1994년 7월 23일 사제품을 받고, 1999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수도원에 입회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라바날수도원 설립에 참여했던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이곳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온 이후 2021년부터 연합회 선교담당총무로 봉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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