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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들, 트럼프 귀환에 경제·정치적 변화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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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1. 21. 18:59

FTA 재협상·불법 이민 차단 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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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중남미에서 경제·정치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남미 언론들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당장은 중남미가 미국의 대외정책 아젠다에서 최우선이 되진 않겠지만 가시적 변화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라틴프레스 등은 이날 "경제(통상 및 관세), 이민, 마약 등 3대 부문에서 미국의 정책이 바뀔 것"이라며 중남미에 중대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 분야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관세 인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에 최고 60%, 캐나다와 멕시코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칠레 등 중남미 국가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남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관세 인상을 밀어붙이면 이는 중남미 대륙의 경제성장률 저하로 나타날 것"이라며 중남미 경제의 양대 산맥인 멕시코와 브라질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만 올해 선전이 기대되는 아르헨티나·콜롬비아 경제가 트럼프 충격을 부분적으로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국가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브라질 2.2%, 멕시코 1.4%, 아르헨티나 5%, 콜롬비아 2.5%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은 중남미가 특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문이다. 중남미 언론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군을 동원해 미국-멕시코의 국경에 서둘러 인프라를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의 악명 높은 범죄 카르텔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민 정책 변화는 경제적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히스페닉계 인구가 출신국으로 보내는 현금이 감소할 수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멕시코가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송금받은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595억1800만 달러(약 85조8250억원)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대부분은 미국에 취업한 멕시코인 노동자가 자국의 가족에게 보낸 돈이었다. 멕시코 통계청(INEGI)에 따르면 인구 1억2850만명의 멕시코에선 490만 가정 1110만명이 외국에서 송금받은 현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중남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억제 강도에 따라 멕시코의 송금 경제가 받는 충격은 다를 것"이라며 "미국이 국경 감시를 강화해 멕시코 출신 불법 체류자를 모두 추방하면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3.4%에 맞먹는 송금 수령액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약 정책과 관련해선 코카인 생산량 세계 1위인 콜롬비아, 펜타닐 제조와 유통이 늘고 있는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 대한 미국의 압력 확대가 예상된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2023년 콜롬비아의 코카 재배 면적은 25만4000㏊(헥타르)로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코카인 생산량은 2664톤으로 약 54% 급증했다. 멕시코에서 제조되는 펜타닐의 원료는 중국에서 수입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중남미의 친미 국가를 지원하면서 반미 세력을 견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우파 정권이 들어선 후 친미로 외교의 방향을 튼 아르헨티나에 대해선 IMF 등 국제금융기구를 통해 지원하고 남미의 대표적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에는 경제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선 취임식을 개최한 지난 10일 미국은 베네수엘라 최대 기업인 국영석유회사(PDVSA)의 회장을 경제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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