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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 개혁’ 아르헨 인플레 둔화…소비자물가지수 절반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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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01. 15. 14:01

작년 5월 이래 8개월 연속 CPI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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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들이 구매한 물품을 계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EPA 연합
아시아투데이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끝을 모르고 치솟던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전기톱 퍼포먼스를 벌이며 강력한 긴축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돼 화제가 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집권 1년 만에 받아든 경제성적표다. 그는 자국 화폐 평가 절하, 공무원 감원, 사회보조금 축소 등 '전기톱 개혁'을 시행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클라린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 대비 2.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2.4% 상승한 것과 비교해 0.3%포인트(p) 높지만 2023년 같은 달 25.5%보다는 22.8%p 낮다. 월간 기준으로 아르헨티나의 CPI는 지난해 5월 이래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확연한 인플레이션 둔화가 반짝 현상이 아닌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율로 본 인플레이션도 둔화세가 뚜렷했다. INDEC에 따르면 지난해 CPI는 117.8%로 집계됐다.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되기 전, 이른바 '퍼주기 정책'을 고집한 페론당 정부의 집권 마지막 해였던 2023년 아르헨티나의 IPC는 211.4%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1990년 1344% 이후 최고를 경신했다.

현지 언론은 "달력 기준으로 밀레이 정부가 온전한 한 해 경제를 운영한 첫 성적은 합격점이라는 것이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2023년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에게 2024년은 사실상 집권 원년이었다.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INDEC가 지난해 12월 IPC를 발표한 직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달러 공식 환율 인상폭을 1%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크롤링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다.

크롤링 페그는 소폭의 점진적 화폐 가치 절상 또는 절하로 환율을 관리하는 외환정책이다. 지금까지 중앙은행은 월 2%씩 페소-달러 공식 환율을 올려왔다.

수입물가에 민감한 아르헨티나에서 페소-달러 환율은 물가 변동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월 1% 크롤링 페그를 시행하겠다는 건 인플레이션 잡기에 쐐기를 박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풀이된다.

밀레이 정부의 물가정책이 기대처럼 순항한다면 밀레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해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은 근 20년 내 최저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JP모건, BBVA 등 42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기관을 상대로 실시한 시장기대조사에서 응답기관이 예상한 2027년 CPI는 10%였다. 예상대로 되면 2006년 이후 최저치가 된다.

중앙은행 시장기대조사는 지난해 12월 23~27일 실시됐다.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서 중앙은행이 3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물은 건 처음이다. 조사에서 응답 기관들이 예상한 올해 인플레이션은 20~30%였다.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과거와 달리 경제의 예측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통화 당국이 아르헨티나 경제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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