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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스법’ 한숨 돌린 삼성·SK… 美 설비투자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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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4. 12. 22. 17:48

美 반도체법 보조금 규모 확정
각 47억·9억 달러… 투자 불확실성 해소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제 집행 여부 주목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를 최종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47억4500만 달러, SK하이닉스는 9억5800만 달러를 받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팹,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패키징팹 등 투자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남은 변수는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제 집행을 할지 여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안을 확정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9일에는 SK하이닉스에 대해 4억5800만 달러(약 6639억원)의 직접보조금과 5억 달러(7248억원)의 정부 대출 등 총 9억5800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최종 확정된 보조금 지급 규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상무부와 맺은 예비거래각서(PMT)와 비교하면 차이가 조금 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PMT 체결 당시 예상됐던 보조금(65억 달러)보다 26% 줄어든 금액을 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미 상무부가 PMT 서명과 부처 차원의 실사를 거치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일부 투자 건을 제외하여 감액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팹 투자금을 약 16% 줄인 것도 보조금 감액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당초 오는 2030년까지 4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금을 370억 달러로 조정했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PMT 계약 예상됐던 4억5000만달러 대비 소폭 늘어난 보조금을 받게 됐다.

기업별 보조금 규모를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당초보다 보조금 액수가 줄었지만, 5대 반도체 기업 중 투자금 대비 비율(12.7%)은 가장 높다. SK하이닉스는 투자금 대비 11.9%의 보조금을 받는다. 미국 마이크론은 61억6500만 달러로 투자금 대비 12.3%, 인텔은 78억6000만 달러로 8.7%, 대만 TSMC는 66억 달러로 10.3% 등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최종 보조금 확정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고 평가한다. 그간 업계에선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선 여파로 보조금 지급액이 축소될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이번 보조금 확정으로 투자 차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설비투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테일러 공장 가동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은 "이번 반도체법 지원 합의는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이정표로, AI(인공지능) 중심의 미래 시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인디애나주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패키징 공장 건설에 주력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부터 HBM 등 AI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다만 보조금이 실제 지급되는 게 트럼프 행정부(2025년 1월~2029년 1월)에서 대부분 이루어질 예정이란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큰 이슈가 없다면 예정대로 보조금 지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추가 투자 압박 등이 있을 경우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타이밍에 따라 보조금이 다소 줄거나 늘어날 가능성은 있겠지만 큰 변동 없이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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