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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줄이고 고기 늘렸어요”… 추석 차례상 바꾼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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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9. 02. 17:56

폭염·장마 영향 과일·채솟값 급등
배 소매가 1년 새 159%↑·무 39%↑
축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져
정부, 13일까지 물가 일일조사 실시
# "매년 추석마다 배추전을 부쳤는데, 올해에는 조금만 해야겠어요." 서울 은평구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이모씨(44)는 "과일이나 채소코너엔 가격표 보기 무서워서 못 가겠다"며 '세일' 표시가 붙은 소고기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씨는 다음 주 추석 차례상에 올릴 장을 볼 때에는 전략적으로 채소·과일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황모씨(50)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면 채소 같은 상품은 확실히 싸게 살 수 있다"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재래시장에서 본 상품으로 추석 차례상을 차릴 예정이라고 했다.



추석 연휴를 2주 앞두고 사과, 배, 밤 등 20대 성수품 중 절반가량의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2%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폭염으로 일부 농식품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이 작용하면서 밥상물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19면>
◇채소·과일값 뛰고 육류는 하락…물가따라 추석상도 변화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사과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5622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2.7% 내린 반면, 배 10개당 소매가격은 7만6578원으로 159% 급등했다. 명절 장바구니 물가가 품목별로 널뛰기를 하면서 여건에 따라 '추석상에 오를 품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과 장마의 영향으로 작황 부진을 겪은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이 요동쳤다.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6455원)은 1주일 만에 11.6% 내렸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2.0% 비싼 수준이다. 무 소매가격은 1개에 3718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8.7% 올랐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상대적으로 크게 낮아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 기준 지난달 30일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은 ㎏당 8만8420원으로 1년 전보다 값이 2.2% 내렸다. 돼지고기 삼겹살도 ㎏에 2만589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싸졌다. 계란 소매가격은 특란 한 판에 6656원으로 1년 전보다 5.2% 뛰었다.

◇정부 "명절 물가 잡아라"…추석까지 '일일조사' 실시

정부는 추석 밥상물가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통계청은 추석물가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13일까지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35개 품목의 물가를 매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일일조사 대상은 쇠고기·조기 등 농축수산물 23개, 밀가루·두부 등 가공식품 5개, 외식업 4개, 석유류 3개 품목이다. 통계청은 "정부는 총 35개 주요 품목의 일일물가를 방문과 온라인 방식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관계부처에 매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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