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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는 확실한데…美 ‘보폭’ 韓 ‘속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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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8. 16. 13:19

연준은 ‘빅스탭’ 한은은 ‘선제인하’ 압박 받아
금리샷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다. 연준은 금리 인하 보폭을 넓히라는 시장의 요구를 받고 있고, 한국은행은 더 빨리 내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가 2%대로 내려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시장에선 연준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금리 인하 폭'에 주목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긴축을 끝낼 여건이 확실하게 조성됐다는 의미다.

특히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스텝'을 밟을 확률은 25.0%로 예상됐다. 전날 36.0%에서 하루만에 10%포인트 넘게 빠진 결과다.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하지만, 보폭은 위축되면서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장은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이달 중순 이후 고용지표 수정치를 공개하고, 다음달 6일 신규 고용보고서를 내놓는다.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를 열기 직전에 소비자물가지수가 한 번 더 발표된다. 이르면 이번 주말 나오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7월 소매판매 지표도 시장의 흔들 변수로 꼽힌다.
실제 연준 고위 인사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매우 제약적인데다 고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놔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현재 5.25∼5.50%인 미국 기준금리는 경제가 과열됐을 때만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매우 제약적"이라고 말했다.

굴즈비 총재는 연준의 목표인 인플레이션·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 "고용 측면의 더 우려가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침체에 접어들거나 침체를 향해 간다고 생각할 경우, 이는 금리 인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상황이 금리 인하 규모를 정당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보폭'을 정하기 위해선 추가 지표를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한 뒤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정말 좋지 않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전까지 지표를 좀 더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연준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블랙먼데이'를 겪으면서 금리 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 등 최근 혼란을 이유로 연준에 빅스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국은행 역시 연준의 발걸음에 맞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오는 22일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다음달 첫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0.25%포인트씩 두 번 낮추고, 한국은행은 10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본다"면서 "높은 물가에 대응한 긴축을 완화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모두 제한적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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