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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전문 도량 봉암사 기틀 다진 고우스님 일대기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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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8. 12. 19:09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 출간
정견의 중요성 깨닫고 참선 강조
"평생 삶 부처님 가르침대로 산 분"
고우스님2
은암당(隱庵堂) 고우(古愚)스님(1937∼2021)./제공=조계종출판사
표지
수행 전문도량인 현재의 문경 봉암사를 만든 스님.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기 위해 참선 외 천도재 등 각종 재와 연등 달기를 거부한 스님. 수좌(참선에 전념하는 스님)스님들의 큰어른 은암당(隱庵堂) 고우(古愚)스님(1937∼2021)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12일 조계종출판사에 따르면 고우스님 열반 3주기를 앞두고 일대기를 정리한 단행본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자'가 출간됐다.

고우스님은 1937년 경북 고령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중 모친상이 겹치면서 인생무상을 절감한 그는 머리를 깎고 1961년 24세의 나이로 경북 김천 수도암으로 출가했다.

이후 고우스님은 30대 전후의 수좌 10여명과 1969년 봉암사 제2결사를 이끌어 조계종 종립선원 경북 문경 봉암사의 기틀을 형성하고, 1982년 도반인 적명스님과 함께 전국선원수좌회의 전신인 선납회(禪衲會)를 창립해 간화선의 대중화에 힘쓴다.
이 책의 저자는 고우스님의 유발제자인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 외에 고우스님의 도반과 인터뷰, 수행처 답사를 통해 책을 완성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희승 사무총장은 고우스님을 두고 "말씀만이 아니라 삶 자체를 부처님 가르침 대로 사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봉암사는 조계종 사찰 중 유일하게 주지를 대중들이 추천하는 가풍이 있다. 그런 풍토가 뿌리내리게 하신 분이 고우스님"이라며 "은사나 문중이 아닌 부처님 가르침 중심으로 실천하는 도량을 만들자고 하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에는 불교계를 달궜던 이른바 '돈점논쟁'에서 고우스님이 겪었던 시행착오도 소개한다. 이는 성철스님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고우스님은 38세가 된 여름 어느 날 암자에서 해인사 방장이며 돈오돈수의 대표적인 옹호자인 성철(1912∼1993)스님을 우연히 만났다. 삼배를 올린 고우스님이 "돈오점수가 맞지 않습니까"라고 따지듯 물었는데 성철스님은 획 돌아눕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는 것이다. 예상 밖의 행동에 고우스님은 더 말을 붙이지 못하고 물러난다.

훗날 성철스님의 대표적인 저서인 '선문정로'를 열 번 넘게 읽은 고우스님은 돈오점수에서 돈오돈수로 방향을 전환해 화두를 들기 시작했다. 이후 고우스님은 1987년 각화사 봉화암에서 육조단경의 정해불이품 가운데 "정과 해가 하나가 되어도 도가 아니다. 그 둘이 통유해야 도"라는 구절에서 크게 깨달았다. 그 뒤 스님은 경전과 선어록을 샅샅이 살핀 끝에 팔만대장경의 근본이 중도(中道)라는 것을 확인한다. 또 돈오점수는 교학(敎學)의 입장이고 선(禪)은 돈오돈수(頓悟頓修)가 정견(正見)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화두에 평생 매진한 고우스님이지만 위빠사나 수행이나 염불 수행이 간화선보다 낮다고는 보지 않았다.문제는 수행자에 있다며 화두에 들기에 전 불법에 대한 바른 이해인 정견부터 길러야 한다고 고우스님은 주장했다.

선원 수좌들의 큰어른으로 후학을 양성하던 고우스님은 2007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되고 80세가 된 2017년부터 대중을 만나지 않고 홀로 정진하다 2021년 8월 29일 봉암사 동방장실에서 세수 84세, 법랍 60년으로 열반했다.

박 사무총장은 "고우스님은 49재·천도재·수능기도 같은 것을 절대로 하지 않고 '부처님 가르침대로' 참선하는 법만 가르치거나 불법 이야기만 하셨다"며 "고우스님의 가르침대로 매일 5분씩만 명상을 시작했더니 실제로 인생이 달라졌다. 내가 생각보다 훌륭한 분을 모셨구나란 생각과 함께 이런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꼭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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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스님 관련 일화를 설명하는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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