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말레이시아 의료계, 간호사 부족 문제 심각…열악한 처우에 해외유출 심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20010009438

글자크기

닫기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4. 05. 20. 10:46

clip20240520091525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로 인한 해외 유출로 말레이시아 간호사 인력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코드블루(Coldblue)
말레이시아에서 간호사 인력의 해외 유출로 인한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말레이메일은 20일 말레이시아의학연합회(MMA) 발표를 인용해 지난 4년간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 호주 등 해외로 떠난 간호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간호사 인력 유출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꼽혔다. MM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종합병원 기준 간호사 1명이 평균 16명의 환자를 돌본다. 미국(5.3명), 일본(7.0명)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하다.

주변 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도 말레이시아 간호사들이 해외로 떠나는 이유다. 이곳의 간호사 초임 연봉은 1500링깃(약 40만원)으로, 싱가포르의 5분의 1 수준이다. 14년차 간호사가 돼도 평균급여는 2600링깃(75만원)에 불과하다.
아지잔 압둘 아지즈 MMA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강도 노동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임금과 처우 때문에 간호들이 말레이시아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사 해외유출이 확산되면서 말레이시아 의료공백도 매년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2020년 공공병원의 간호사 공석은 2106명으로 집계됐으나 2022년 4420명, 2023년 6896명으로 4년간 3배 가까이 늘었다.

민간병원들의 의료공백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말레이시아 민간병원연합회(APHM)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예상되는 간호사 결원 인력은 9224명으로 전망됐다.

이런 의료공백 문제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외국인 간호사에게 단기 간호사 자격(Temporary Practice Certification)을 발급하고 민간병원에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편 MMA는 간호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MA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간호사의 60%가 번아웃을 호소했다"며 "현실적으로 간호사 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1인당 담당환자 수 법제화, 급여 인상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