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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마시면 좋지만 과음하면 후회하게 되는 술. 마시는 방법을 누구에게 배웠을까.
“술을 받을 때는 두 손으로 받아야지”. “어른 앞에서 술을 마실 때는 고개를 돌려야지”, “소주병은 오른손으로 쥐고 왼손을 아래 받치고 따르는 거야” 술을 처음 마시게 되는 자리라면 흔히 듣는 말이다. 대부분 선배나 연장자들과 술을 마실 때마다 조금씩 배웠을 것이다. 술마시는 예절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검색해 봤다. 조선시대 유교를 가르치기 위한 ‘소학(小學)’과 유교의례인 ‘향음주례(鄕飮酒禮)’에서 일부 찾을 수 있었다. 술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과 어른을 상대해 예를 갖추는 일부 개념을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술을 마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 있을까 싶어 찾아 봤지만 한국의 술문화를 간단히 소개한 책들뿐이었다. 반면, 서양의 와인이나 위스키, 맥주는 관련 책도 많고 마시는 방법을 글과 그림 등으로 자세히 설명한 책들도 많았다.
영국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 매거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는 한국 대표 술인 ‘소주’ 다.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마시겠지만, 소비량이 세계적이라는 것이 놀랍다. 그럼에도 소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 술자리에서 구전으로만 배우고 있다. 정론이 없다보니 일관성도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누군가는 해야 할 소주를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주에 대한 기원, 제조방법, 그리고 소주와 관련된 도구들, 제조사, 용량, 병의 색깔 등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이야기를 모두 찾아봤다. 일부는 정확히 사실을 파악했고, 일부는 추측성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소주 마시는 방법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행하는 것들을 기준 담아 단계를 나눠 봤다. 소주를 마실 때의 기본적 준비와 예절을 정리했다. 친구, 동료, 연장자와 함께 자리할 때 등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 즉 술자리 앉기, 소주병 잡기, 소주병 따기, 소주 권하기, 소주 따르기, 소주잔 잡기, 소주잔 받기, 소주잔 부딪치기, 소주 마시기, 소주잔 놓기 등 10여 가지 자세를 그림으로 그렸다. 필자는 이를 정리해 책으로 만들었고, 200여 장의 그림 중에 선별해 ‘How to drink soju(소주를 마시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선 “소주는 싸구려 술이라 마시는 법이 중요하지 않다”고 폄하한다. 또 “아무렇게나 마시는 게 소주지 무슨 주도가 필요하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이 술을 무분별하게 마셔 과음이나 폭음으로 연결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실제 외국인들은 소주 마시는법을 알 수 없어 길거리에서 술병을 들고 일명 ‘병나발’을 부는 경우도 있다.
소주는 이제 한국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한류열풍을 타고 전 세계인들에게 퍼지고 있다. 한국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다뤄 아카데미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첫 씬은 배우 최우식과 박서준이 동네에서 소주를 마시는 것으로 시작한다. 막역한 친구 사이임을 보여주는 자연스런 연출이다. 영화 주제곡 제목은 ‘소주 한잔’이다. 한국의 놀이를 소재로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최초로 세계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도 1번(오영수 분)과 456번(이정재 분)이 소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가장 세계적인 한국 콘텐츠에 ‘소주’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한국문화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술인 ‘소주’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한국적인 술의 대명사가 됐다. 그만큼 ‘소주를 마시는 방법’도 중요한 한류 문화다. 한국을 넘어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주를 예를 갖춰 마시는 것을 대중화한다면 K-술의 위상은 커지고, 대한민국은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와 주도를 지키는 건강한 술문화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