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문무일 청문보고서 채택…검경 수사권 분리·공수처 신설은 ‘신중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170724010012081

글자크기

닫기

손지은 기자

승인 : 2017. 07. 24. 22:34

국회 법사위, 문무일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완료
"검경 수사권 분리에 어떤 게 효율적인지 검토 중"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25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이병화 기자photolbh@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는 24일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검·경 수사권 분리에) 어떤 게 효율적인지 검토 중”이라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문 후보자는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판사가 재판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없듯이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수사권 조정 의지와 뜻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이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문 후보자는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자는 “(경찰의) 기록만 보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송치된 기록만 보고 기록이 미흡하거나 의견이 잘못됐거나 하는 경우는 보완 조사를 하거나 새로운 것을 추가 수사를 하거나 바로잡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의 일환으로 경찰에게 별도의 영장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견해와도 차이를 드러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명권자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주요 공약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문 후보자는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다 동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노 의원이 문 후보자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다며 재차 찬반 의견을 묻자 “강제 수사를 하는 부분은 영장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고 영장은 엄격한 사법적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강제 수사라는 게 국민 기본권 제한을 전제하고 있다”고 답해 현행 제도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10여 차례 실시된 특별검사도 성공한 케이스가 몇 번 있었다”며 “공수처뿐 아니라 성공한 특검 시스템을 검찰에 제도화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공수처 논의와 별개로 저희가 먼저 바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를 지향하는 법무부 장관을 막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문 후보자는 “막는다, 안 막는다의 문제가 아니라 공수처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더 청렴하고 깨끗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에 더 효율적인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도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우병우 라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 후보자는 ‘우병우 라인을 아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우병우 사단의 실체를 잘 모른다”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우 전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황제 수사’에 대해 문 후보자는 “그 사진 하나로 많은 것들이 보여졌다”며 “그 사진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검사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상심했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정부 시절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비리 재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동안 여러 번 조사하고 수사도 하고 기소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총장이 된다면 새롭게 수사할 단서가 있는지 보고 그동안 추가로 모인 자료가 있는지 살펴 적절히 조처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후보자의 도덕성보다 정책 검증에 집중한 법사위는 이날 오후 9시 40분께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채택 과정에서 여야 간사 간의 이견이 없었고, 여야 간사들의 부탁으로 (보고서를) 빨리 채택하게 됐다는 보고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까지는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게 반복됐는데 오늘 청문회에서는 자료제출 요구가 없었고, 후보자가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충실히 다 제출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