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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제약’ 떼는 동국제약…화장품 앞세워 새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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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10.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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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포함 기타 품목 매출 비중 40.8%
올해 화장품 수출 1200억 전망…4배 성장
'DK' 브랜드 통일 속 오너 3세 경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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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사옥과 대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
'인사돌', '마데카솔'로 유명한 동국제약이 44년 만에 간판을 바꾼다. 급성장하는 헬스앤뷰티(H&B) 사업을 앞세워 전통 제약사에서 글로벌 뷰티·헬스케어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대주주에 이어 핵심 사업회사까지 'DK'를 사명에 사용하게 되면서 그룹 브랜드 변화와 오너 3세의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오는 11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동국제약'에서 '디케이센텔리안(DK센텔리안)'으로 변경하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1982년 사명을 변경한 이후 44년 만이다.

사명 변경의 배경에는 화장품을 비롯한 H&B 사업의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동국제약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5099억원, 영업이익 53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화장품 및 기타 의약품 등으로 분류되는 품목의 매출은 2080억원으로 전체의 40.80%를 차지했다. 인사돌·센시아 등 정제 매출 비중은 17.01%(867억원), 수액제와 프리필드 주사제의 합산 비중은 17.65%(약 900억원)였다. 화장품만의 매출 비중은 아니지만, H&B 사업이 기존 의약품과 함께 주요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 제품인 '마데카크림'은 2015년 4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 1억개를 돌파했다. 북미 아마존·틱톡숍 등 온라인 채널에 진출했고 일본 돈키호테와 로프트 등 1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며 해외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헬스케어 부문 내 뷰티사업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57.5% 증가한 8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는 PDRN 등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제품군 확대와 미용기기를 결합한 홈케어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사명 변경은 최대주주인 디케이앤컴의 앞선 사명 변경과도 맞물린다. 새 사명에 포함된 '디케이(DK)'는 동국제약 지분 20.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디케이앤컴'에도 사용된다. 권기범 회장이 지분 50.80%를 보유한 디케이앤컴은 올해 1월 기존 '동국헬스케어홀딩스'에서 현재 사명으로 먼저 변경했다. 동국제약은 새 사명의 'DK'에 회사의 역사와 신뢰, 기업의 뿌리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와 핵심 사업회사가 잇달아 'DK'를 사명에 사용하게 되면서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정체성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룹의 사업 변화와 함께 오너 3세 권병훈 이사의 경영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권기범 회장의 장남이자 고(故) 권동일 명예회장의 손자인 권 이사는 미국 코넬대를 졸업하고 벤처캐피탈(VC) 등을 거쳐 2024년 4월 동국제약 재무기획실에 입사했다. 올해 3월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혔다.

권 이사의 경영 참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곳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리봄화장품이다. 동국제약은 2024년 미용기기 업체 위드닉스와 리봄화장품을 인수하며 H&B 사업의 생산 기반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권 이사는 리봄화장품에 개인 자금을 투자해 2024년 말 기준 지분 2.2%를 확보하고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인수 당시 주당 가격을 적용한 투자 규모는 약 12억원이다. 리봄화장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293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하며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권 이사의 동국제약 직접 보유 지분은 8만1270주(0.18%)다. 다만 최대주주인 디케이앤컴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형성돼 있어 향후 권 이사의 경영 성과와 지분 구조 변화가 승계 과정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H&B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권 이사가 참여하고 있는 신사업의 경영 성과에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관건은 사명 변경에 걸맞은 해외 사업 성과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기업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300% 증가한 1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년의 약 4배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이 기존 의약품 사업을 유지하면서 화장품 수출과 H&B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명에서 '제약'을 떼더라도 기존 의약품 사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글로벌 뷰티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제약 본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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