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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기후부 1년, 한 지붕 아래 달라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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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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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증명사진
정순영 기획취재부 차장.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1년. 처음 질문은 환경과 에너지가 한 부처에서 제대로 섞일 수 있느냐였다. 지금은 다르다. 메가프로젝트의 전력·용수 공급과 원전, 전력망이 전면으로 올라오면서 부처의 무게는 눈에 띄게 에너지 쪽으로 기울었다. 환경과 에너지를 합쳤는데 오히려 늘어난 에너지 수요가 기후부를 바꾼 셈이다. 정부는 지난 1년을 '통합 상승효과'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제 물어야 한다. 환경은 그 에너지 정책을 무엇이 달라지게 했나.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기후부가 산업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를 챙기는 장면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럴 만도 하다. 에너지 기능을 맡은 이상 늘어나는 수요를 외면할 수는 없다. 산업을 살리면서 탄소도 줄이겠다는 게 애초 통합부처에 맡겨진 어려운 숙제이기도 했다. 다만 이런 때일수록 환경과 에너지를 합친 이유가 더 잘 보여야 했다. 산업의 속도를 맞추는 과정에서 환경의 기준이 어떤 선택을 바꿨는지 흔적이 남아 있어야 했다.

1주년 성과표를 보면 답은 아직 또렷하지 않다. 막혀 있던 접속권을 정리한 것은 성과다. 하지만 2030년에 늘어날 전력망 수용량과 앞으로 피할 투자비까지 '수십조원 절감'으로 당겨 적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햇빛소득마을도 신청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발전과 주민소득은 뒤따라야 한다. 제도를 바꾼 것과 그 제도가 앞으로 낼 결과를 한 줄에 놓으면 무엇이 됐고 무엇이 남았는지가 오히려 흐려진다.

감축도 비슷하다. 기후금융은 공급 규모와 집행률이 커졌지만 실제 배출을 얼마나 줄였는지 보여주는 성적표는 아직 약하다. 전기차가 늘어도 수송부문의 감축 속도는 더 빨라져야 한다. 기후부도 산업계의 실제 감축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이번 자료에 담았다. 감축목표와 기후금융, 전기차 보급은 모두 환경이 정책의 결과를 재는 잣대가 돼야 할 분야다. 그런데 투입과 보급 실적이 앞에 서고 결과는 뒤따르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기존 환경업무를 계속하는 것과 환경의 가치가 에너지·산업 정책 안에서 힘을 갖는 것은 다른 얘기다. 환경이 별도 업무로 남고 에너지는 산업 논리대로 움직인다면 한 부처가 된 의미도 옅어진다.

에너지 정책은 이미 처음 모습에서 움직이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크게 늘리겠다던 정부는 늘어난 전력수요 앞에서 원전과 전력망의 역할도 다시 키우고 있다. 현실이 달라졌다면 정책을 고치는 게 맞다. 그대로 밀어붙이는 게 더 이상하다. 그렇다면 환경과 에너지를 묶은 방식도 처음의 선택이라는 이유만으로 답이 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다시 나눌지 말지를 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기능은 커졌고 어떤 기능은 약해졌는지, 둘을 합친 효과가 실제 정책에서 나타났는지는 이제 한번 따져볼 일이다.

공교롭게도 김성환 장관이 이날 제시한 유능한 정부의 기준은 '무오류'가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면 신속히 수정하고 조정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철학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기후부도 예외일 이유가 없다. 통합이 틀렸다고 단정할 필요도, 벌써 성공했다고 답을 정할 필요도 없다. 다만 에너지가 커진 지난 1년 동안 환경이 무엇을 바꿨는지는 이제 설명해야 한다. 그 답이 없다면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1년 전 왜 둘을 합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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