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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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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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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을 다시 '싸워 이기는 군대'로
대통령에 필요한 말 하는 장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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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여러 논란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물러나고, 지난 22일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개인적으로 그의 취임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필자가 육사 생도대 훈육관으로 근무할 당시 그는 인접 중대의 중대장 생도였는데 생도 생활과 리더십을 지켜보며 고위 지휘관으로 성장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군 생활을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꾸준히 쌓아왔다. 합동군사대학 육군대학장으로 근무할 때 필자를 초청해 특강하도록 한 적도 있다. 당시 그는 필자의 강의와 전술학처장 근무 당시의 수업 및 평가 방법을 확인 후 명예교수로 추천하기도 했다. 충무공 관련 기록으로 알려졌던 '함경도 일기'의 초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재구성하여 책으로 펴낸 적도 있다. 이는 군사와 역사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이후 국방장관 보좌관, 기계화사단장,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을 거쳐 합참의 주요 전략·작전 보직과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작전과 전략, 국방정책과 한미연합업무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 군이 직면한 주요 안보 현안을 다루는 데 필요한 경험을 갖췄다.

그러나 장군 강신철과 장관 강신철은 다르다. 야전과 합참에서 군사적 판단을 내리는 것과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치권과 정부 부처를 상대로 국가안보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그의 진정한 시험은 이제부터다.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 환경은 엄중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계속 고도화되고 있으며, 러·우전쟁은 드론과 인공지능, 전자전, 정밀타격체계가 현대전의 모습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장기화되면서 한반도 역시 강대국 경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정책의 판단기준은 무엇보다 국가안보와 군사적 합리성이어야 한다. 문민통제는 정치지도자가 군사전문가의 판단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통령과 정치지도자가 국가안보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되, 군사전문가는 그 결정이 초래할 군사적 효과와 위험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군사적으로 심각한 위험이나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이를 솔직하게 보고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정치적 시간표보다 군사적 조건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한국군의 지휘능력과 정보·감시·정찰능력,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한미연합작전 수행능력 등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북한 핵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연합방위태세에 공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강 장관은 이 문제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3군 사관학교 통합 문제 역시 같은 원칙에서 접근해야 한다. 합동성 강화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크지 않다. 그러나 합동성 강화와 장교양성기관의 물리적 통합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육·해·공군은 작전영역과 무기체계, 전투수행방식과 지휘문화가 다르다. 각 군의 전문성을 갖춘 장교들이 합동교육과 합동작전을 통해 하나의 전투력을 만들어가는 것이 합동성의 본질이라는 관점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제시된 공약이나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통합이 가져올 군사적 효과와 부작용, 교육적 성과와 비용, 각 군의 전문성에 미치는 영향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충분한 검증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대통령에게 재검토를 건의하는 것 또한 국방장관의 책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군심을 수습하고 군사적 전문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합참과 연합사의 전쟁계획 수립능력과 연합작전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치적 환경이 바뀔 때마다 지휘관과 핵심 참모들이 흔들리고 인사의 기준까지 불투명해진다면 강한 군대를 만들기 어렵다.

젊은 장교들이 자신의 미래가 정치적 환경이나 인맥이 아니라 군사학과 전쟁을 공부하고, 부대를 잘 훈련시키며, 작전과 전술의 전문성을 축적하는 데 달려 있다고 믿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군을 바로 세우는 가장 근본적인 인사개혁이다.

마지막으로 강 장관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장관보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말을 하는 장관이 돼야 한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지시를 군에 전달하는 단순한 전령이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동시에 국군과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자리다. 대통령의 판단이 옳다면 앞장서 추진하되, 군사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위험을 정확히 보고하고 정책의 수정을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는 길이며 군과 국가에 대한 충성이다.

이제 그에게 주어진 책무는 분명하다. 북한이 감히 도발을 생각하지 못하는 군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군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군, 그리고 젊은 장교들이 군인의 명예와 전문성을 믿고 자신의 평생을 맡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바라보고,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 필요할 때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소신껏 직무를 수행하기 바란다. 흔들린 군심을 수습하고 우리 군을 본연의 임무인 '적과 싸워 이기는 군대'로 하루빨리 바로 세우기를 기대하면서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의 취임을 축하한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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