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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우리로서는 오히려 전략이 한층 복잡해졌다. 미중이 정면충돌을 피한다고 해서 전략적 경쟁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국은 필요한 분야에선 거래하고, 핵심 국익이 걸린 분야에서는 각자의 공급망과 기술 생태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처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나눠 대응하기도 어려워졌다. 반도체·AI·배터리·핵심광물 등은 경제이면서 동시에 안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미중 사이의 기계적 등거리 외교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해법이 될 수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및 동북아 경제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한미동맹은 외교·안보의 기본축이다. 미국과 안보·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중국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지 않는 외교적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미중의 경쟁 관리, 즉 경쟁 장기화는 어느 한쪽의 정책 변화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크게 만드는 환경 요인이 된다. 수출시장과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핵심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소재·부품·장비의 취약성을 줄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외부 환경이 급변해도 국가와 기업이 버틸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일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한미, 한중 관계를 되짚어 봐야 한다. 곧 확정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對美)투자 패키지는 세부 사업과 조건에 따라 국내 산업과 양국 경제 안보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는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에도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다. 대미 투자를 단순히 비용이나 의무로만 볼 게 아니라, 한미 경제 안보 협력을 구체화하고 핵심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기술협력으로 연결할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과 협력하는 대신 한국의 핵심 이익과 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지를 폭넓게 계산하고 양국의 이익에 보탬이 되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는 우리에게 양국의 경쟁 관리 시대가 이어질수록 우리의 외교·안보 전략을 더 정교하게 세워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 관계를 관리하고, 공급망과 기술 경쟁력을 키우며, 대미 경제협력을 국익 증진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변화하는 상황과 질서 속에서 한국이 선택지를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당장 경제 안보외교의 큰 숙제로 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