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특검의 수사·기소 권한 부정
법원 "수사범위 무제한 확장하면…
적법·형사절차 법정주의 위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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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 사건이 내란특검법이 정한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윤 전 비서관과 임 전 2차장의 혐의가 유죄인지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에 앞서, 내란 특검팀의 수사·기소 권한 자체가 없다는 판단이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비서관이 2023년 지인으로부터 이주일씨를 대통령실이나 국가안보실에 파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에게 파견을 요청했으며, 임 전 2차장과 공모해 이씨가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하도록 인사에 개입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두 사람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윤 전 비서관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내란 특검팀은 무인기 침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의 관여 여부를 확인하다 이 사건을 인지했기 때문에 특검법상 '관련 사건'으로 적법하게 수사·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심공판에서는 윤 전 비서관에게 징역 5년, 임 전 2차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두 사건 사이에 합리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비서관 등의 인사개입이 이뤄진 시점이 2023년 8~9월께인 반면 무인기 사건은 2024년 10월께 발생해 약 13개월의 차이가 있고, 범행 장소 역시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육군본부와 드론작전사령부·북한 지역으로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범행 주체와 목적도 다르다고 봤다. 재판부는 윤 전 비서관과 임 전 2차장 등이 무인기 사건 관련자들과 공범이나 간접정범 관계에 있지 않고, 이 사건은 특정 인사의 인사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인 반면 무인기 사건은 비상계엄 여건 조성 등을 목적으로 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이 이주일씨의 국가안보실 파견이 무인기 사건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을 가능성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의 수사범위를 넓게 인정할 경우 적법절차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언론매체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거나 그 개입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특별검사로 하여금 의혹이 거론된 모든 대상자들의 관련 행위에 대해 수사·기소할 수 있도록 한다면 특검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이 무제한적으로 확장돼 헌법상 적법절차 원리나 형사절차 법정주의 원칙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고 했다.
특검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확보한 증거물을 통해 이 사건을 인지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가 본안 재판의 판단을 구속하지 않으며, 이 사건과 무인기 사건 사이에 증거가 공통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지 수사를 개시할 시점에 수사의 필요성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한 요소들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며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제기권자가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특별검사의 이 사건 공소제기는 권한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내란 특검팀의 수사·기소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 범위를 벗어났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윤재순·임종득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유무죄 여부는 추후 가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