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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발행어음 후발주자 삼성증권…최고금리 승부수에 ‘역마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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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기자

승인 : 2026. 09. 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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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_정장_200
삼성증권이 9년 만에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선발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올 6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 약 56조원 가운데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선발 4개사가 94%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말 합류한 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3곳의 점유율은 6% 남짓입니다. 삼성증권은 이렇게 굳어진 시장에 8번째, 사실상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출시 전 삼성증권이 자신했던 경쟁력은 금리보다 신뢰였습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되는 만큼 높은 신용도와 '삼성' 브랜드를 앞세우면 타사보다 높은 금리를 주지 않아도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삼성증권의 첫 승부수는 '고신뢰'가 아닌 '고금리'였습니다. 오늘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신규·저잔고 고객 대상 초단기 특판 금리는 연 5.5%로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1년 특판은 4.3%, 일반 적립형은 4.6%로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최고입니다. 첫 상품만 놓고 보면 삼성증권이 자신했던 '신뢰'가 낮은 조달금리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고객에게 제시한 금리가 삼성증권에는 그대로 조달비용이라는 점입니다. 발행어음은 조달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운용에서 내야 이익이 남고, 운용수익률이 이를 밑돌면 역마진입니다. 일부 증권사가 공개한 발행어음 목표 운용마진은 1~1.5%포인트 수준입니다. 이를 삼성증권의 적립형 금리 4.6%에 단순 적용하면 연 5.6~6.1%, 특판 5.5%는 6.5~7.0%의 운용수익률이 필요합니다. 고금리로 고객을 끌어올수록 그만큼 높은 수익률의 운용처를 확보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마진 축소나 역마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같은 수익성 우려는 업계 안팎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NICE신용평가는 발행어음 사업자 증가에 따른 금리 경쟁이 조달비용 상승과 운용자산 확보 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선발사들도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두는 모습입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2분기 각각 4.3%, 4.0% 감소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한도 소진율은 지난해 말 96%에서 2분기 81%로 낮아졌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 잔액 증가율도 1분기 약 11%에서 2분기 4.7%로 둔화됐습니다. 기존 선발사들이 전반적으로 확장 속도를 조절하는 시점인 지금, 최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은 반대로 최고 수준 금리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5.5%는 100억원 한도의 초단기 특판이라 삼성증권 발행어음 전체의 조달비용을 뜻하진 않습니다. 삼성증권 측도 역마진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오늘이 상품 출시 첫날인 만큼 향후 판매 상황과 실제 운용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첫 상품에서 내건 고금리가 일회성 '오픈 특판'에 그칠지,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과정에서도 높은 금리를 계속 제시해야 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부분입니다. 삼성증권이 자신했던 '신뢰'가 실제 조달비용을 낮추는 힘으로 이어지는지도 그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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