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연장은 문화시설 넘어 고부가 관광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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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가수들은 해외에서 대규모 투어를 소화하면서도 한국에서는 축구장과 실내 공연장을 오가고 있다. KSPO돔은 국내 대중음악 공연의 대표 무대로 꼽히지만 수용 규모는 약 1만5000석 수준이다. 고척스카이돔과 서울월드컵경기장,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등도 대형 공연에 활용되고 있지만 모두 공연 전용 시설은 아니다.
공연 전용 시설이 아니다 보니 한계도 뚜렷하다. 음향과 무대 설치, 관객 동선, 안전 통제, 교통망 등 공연에 필요한 조건을 매번 새로 맞춰야 한다. 대형 공연이 열릴 때마다 잔디 훼손과 소음, 대관 경쟁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대규모 공연장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이 같은 현실과 맞닿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2만~3만석 규모 공연장에 대해 "규모가 작다"며 국가 상징 공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공연 업계에서는 2만~3만석 규모의 음악 전문 아레나와 5만석 안팎의 국가급 공연돔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레나는 중대형 투어와 내한 공연, 지역 공연 시장을 떠받치는 기반 시설에 가깝다. 반면 도쿄돔처럼 대규모 관객을 수용하는 공연돔은 글로벌 팬덤이 집결하는 대형 이벤트를 겨냥한 상위 인프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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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가수들의 해외 동원력은 이미 수치로 증명됐다. 방탄소년단(BTS)은 2019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2회 공연으로 11만명 이상, 202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4회 공연으로 21만명 이상을 모았다. 트와이스와 세븐틴은 일본 닛산스타디움에서 각각 이틀간 약 14만명을 동원했고, 스트레이키즈는 도쿄돔과 교세라돔 6회 공연으로 31만5000명을 끌어모았다. 국내에서도 아이유와 임영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틀간 10만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며 대형 공연 수요를 입증했다.
문제는 이 수요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받아낼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형 공연이 스포츠 시설 대관에 의존할수록 경기 일정과의 충돌, 시설 관리, 음향 한계, 무대 설치 부담이 커진다. 회차가 늘어날수록 장비 대여비와 인건비도 증가하고, 다른 공연 일정까지 밀리면서 시장 전체의 회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공연을 열면 국내외 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아티스트들도 더 큰 에너지를 받는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수만 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야외 공연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할 수밖에 없고 공연 시간과 소음 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연장 부족은 도시 경제의 기회 손실로도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대형 콘서트 관객은 티켓뿐 아니라 숙박, 교통, 식음, 쇼핑, 관광 소비를 함께 만든다. 국내에서 이 수요를 충분히 받지 못하면 관련 소비는 일본과 동남아, 북미와 유럽의 공연 도시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늘날 K-팝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해외 팬들이 직접 이동하는 목적형 관광 콘텐츠에 가깝다"며 "전용 공연장이 구축된다면 공연 티켓 판매를 넘어 항공, 숙박, 교통, 쇼핑, 외식 등 연관 산업 전반에 소비가 확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팝 공연장은 문화시설을 넘어 고부가가치 관광 인프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