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노조 탈퇴 지침 “제도 활성화 발목” 지적
국토부·기후부, 운영 현황 및 소관부서 파악 못해
기재부 “하반기 용역 통해 개선 방안 찾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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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대노협)는 지난 4월 양대 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이사제 활성화를 촉구했다. 당시 코레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노동이사들은 노동조합 가입 원서를 제출하며 노조 탈퇴 규정 폐지와 노동이사의 독립성 보장을 요구했다.
현재 이들 기관 노동이사 가운데 일부는 노조 가입 후 조합비를 납부하며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재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은 노동이사로 임명되는 자가 노동조합 조합원일 경우 해당 자격을 탈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기관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현장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2022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그러나 노동이사들은 현행 제도가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면서도 노조 활동은 제한하는 모순된 구조를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노동이사들은 그동안 노조 탈퇴 의무와 안건 부의권 부재, 임원추천위원회 참여 제한 등이 제도 취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문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운영과 지침을 담당하는 기재부와 노동이사들이 소속된 기관을 관할하는 주무부처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혁신행정담당관실 관계자들은 관련 사실을 처음 접했다며 "개별 기관 감독 부서에서 확인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노동이사들의 노조 가입 여부를 점검하거나 노동이사제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정부 차원의 전담 체계가 사실상 부재한 셈이다. 실제 노동이사들은 노동이사제 확대와 활성화를 요구하며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해 왔지만, 정작 운영을 총괄하는 명확한 소관 부처조차 정립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신하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공공기관 운영법 어디에도 노동이사의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행정지침만으로 노동자의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재부는 노동이사가 이사회에서 사용자 측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해당 규정을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 역시 인정하고 있다.
기재부 공공혁신심의관실 관계자는 "노조 탈퇴 규정이 들어간 취지는 있지만 다른 방식이 가능한지 해외 사례 등을 포함해 검토하려고 한다"며 "올 하반기 연구용역을 통해 노동이사들이 제기하는 안건 부의권과 운영 방식 개선 등도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이사제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민간을 중심으로 오히려 제도가 확산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적 의무가 없는 기타공공기관에도 노동이사제 자율 도입을 권고하고 있으며, KG그룹과 에코프로 등 일부 민간기업도 노동자 경영 참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올해 산별교섭 요구안에 노동이사제 확대를 포함했으며, 교섭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기타공공기관 성격의 금융기관까지 제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나종엽 대한민국노동이사협의회 의장은 "정부가 노동이사제 확대를 추진하겠다면 노조 가입 문제를 포함해 제도의 운영 원칙부터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며 "지금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제도를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운영 규정을 손질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