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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비전포럼] 정유로 버티고 LNG·배터리로 넓힌다… SK이노베이션 체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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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6. 05. 10. 17:02

석유사업 비중 59%…미래투자 속도
AI발 ESS 수요 증가 새로운 기회로
정부 차원 운임·인세티브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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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장기화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 수출의 핵심이자 제조업의 '쌀'을 담당하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국가 경제 안보와 직결되지만,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공급 과잉, 글로벌 친환경 전환 압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하고 아시아투데이가 주관하는 제3회 K-산업비전포럼에서는 위기에 처한 정유·화학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단순한 개별 산업의 위기를 넘어 '국가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구조적 전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화학 산업의 현실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으로 꼽힌다. 중동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정유 사업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는 동시에 LNG·전력·배터리 등 미래 사업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생존 전략에 나서고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기존 정유 중심 사업 구조에서 LNG·발전·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미래 에너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사업의 근간은 여전히 정유다.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석유사업 비중은 약 59%에 달했다. LNG·전력 중심의 E&S 사업부문은 약 15%, 배터리 사업은 9% 수준으로 아직 실적의 중심축은 정유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실적 역시 정유 사업이 핵심으로 꼽힌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유시설 차질과 중동 리스크, 글로벌 정제설비 부족이 동시에 겹치면서 정제마진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유업 호황을 단순한 전쟁 특수보다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부족 현상의 일부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러시아 정유시설 차질과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경유 공급 불안이 커진 데다, 탄소중립 기조 속 글로벌 정제설비 증설도 제한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등·경유 중심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최근 글로벌 경유 공급 부족의 직접 수혜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회사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수직계열화 구조 역시 경쟁력으로 주목받는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화학사들이 원료 조달 부담을 겪는 상황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자체 정유설비에서 생산한 나프타를 석유화학 공정에 직접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공급 차질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기존 정유 경쟁력을 기반으로 LNG와 전력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SK E&S와의 시너지를 통해 LNG 도입과 발전, 도시가스, 전력 공급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LNG와 전력 인프라 중요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캐즘)와 미국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과거 공격적 증설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수율 개선과 원가 절감, 운영 효율화 중심으로 방향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ESS 수요 증가가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환경제 분야 역시 미래 성장축으로 꼽힌다. SK지오센트릭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사업 확대를 추진하며 범용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고부가 스페셜티·순환형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저탄소 연료 사업 역시 미래 먹거리로 거론된다.

다만 에너지 안보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공급망 유지와 산업 전환 비용 부담은 여전히 기업 몫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동 사태 이후 미국산 등 대체 원유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높은 운송비와 물류 부담이 뒤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국내 정유사들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원유 확보와 공급망 유지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업들이 사실상 떠안고 있는 이 '안보 비용'에 대해 정부 차원의 운임 지원이나 인센티브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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