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여회 비행·1만3000여개 시험 통과
F-35A 절반 가격에 성능은 4.5세대급
인니·폴란드 등 글로벌 수주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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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은 2015년 12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래 2021년 5월 첫 시험평가를 개시, 2026년 2월까지 약 5년간 지상시험으로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검증했다. 여기에 총 1600여 회 비행시험을 거쳐 공중급유·무장발사 등 1만3000여 개 시험조건을 모두 통과했다.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3년을 더 달려온 끝에 얻어낸 '완전 합격증'이다.
노지만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 발언에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국방부·합참·공군·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민관군(民官軍)이 총력을 기울인 10년여 프로젝트의 집약이다.
◇ 수출 주도하는 방사청과 KAI, 수출 타깃은 중동·동남아·폴란드
전투용 적합 판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한 국내 전력화 이상이다. '공인된 전투기'라는 인증서를 손에 쥔 순간, KF-21은 비로소 국제 방산 시장의 정식 경쟁자가 된다.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은 프로토타입에는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무기 수출 시장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KF-21에 관심을 표명한 국가는 10곳 이상이다. 폴란드는 2023년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 오고 있다.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도 잠재 고객군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분담금 투자국으로서 우선협상 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첫 수출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KAI 측은 대당 수출 단가를 약 6000만 달러(약 820억원) 수준으로 설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35A(1억1000만 달러 내외)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면서도 4.5세대급 성능을 보유한 '가성비 전투기'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고 F-16이나 경량 전투기를 운용 중인 중소국들에 대체 수요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 "FA-50가 문을 열었다면, KF-21은 문을 부순다"
K-항공 방산의 수출 역사는 FA-50 경공격기가 썼다. KAI가 개발한 FA-50은 폴란드(48대), 필리핀(12대), 말레이시아(18대) 등에 수출되며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FA-50은 어디까지나 경량 전투기다. KF-21의 등장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명실상부한 '중(重)전투기' 영역에서 한국이 자국산 기체를 국제 무대에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항공방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본지에 "FA-50이 K-항공 방산의 문을 두드렸다면, KF-21은 그 문을 완전히 부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4.5세대 전투기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프랑스·스웨덴·중국·일본에 이어 한국이 7번째"라며, 이 클럽 가입 자체가 '방산 브랜드 가치'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했다.
◇ K2 전차·K9 자주포에 이어… 'K-삼각 패키지'의 완성
육상·해상·항공 등 각계의 K-방산 전문가들은 KF-21의 전투용 적합 판정이 K-방산 수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라고 본다. 지상에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해상에는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K-잠수함과 각종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공중에는 FA-50과 KF-21이라는 이른바 'K-삼각 패키지'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육해공 패키지딜이 가능해지면 협상력은 개별 품목 수출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