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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투용 적합’ 판정… K방산, 지상 넘어 공중전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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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5. 07. 18:10

개발 10여년 만에 '국산 전투기' 시대
1600여회 비행·1만3000여개 시험 통과
F-35A 절반 가격에 성능은 4.5세대급
인니·폴란드 등 글로벌 수주전 본격화
대한민국이 마침내 하늘을 스스로 '지배할' 능력을 갖췄다. 방위사업청은 7일 한국형전투기 KF-21이 체계개발 최종 관문인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가 실전 배치 자격을 얻은 것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사(史)에서 전례 없는 이정표다. 10년 넘게 이어진 개발 여정의 대단원이 오른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진정한 'K-항공 방산 수출 시대'의 개막으로 읽는다.

KF-21은 2015년 12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래 2021년 5월 첫 시험평가를 개시, 2026년 2월까지 약 5년간 지상시험으로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검증했다. 여기에 총 1600여 회 비행시험을 거쳐 공중급유·무장발사 등 1만3000여 개 시험조건을 모두 통과했다.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3년을 더 달려온 끝에 얻어낸 '완전 합격증'이다.

노지만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 발언에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국방부·합참·공군·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민관군(民官軍)이 총력을 기울인 10년여 프로젝트의 집약이다.

◇ 수출 주도하는 방사청과 KAI, 수출 타깃은 중동·동남아·폴란드

전투용 적합 판정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한 국내 전력화 이상이다. '공인된 전투기'라는 인증서를 손에 쥔 순간, KF-21은 비로소 국제 방산 시장의 정식 경쟁자가 된다.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은 프로토타입에는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무기 수출 시장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KF-21에 관심을 표명한 국가는 10곳 이상이다. 폴란드는 2023년 방산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 오고 있다.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도 잠재 고객군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 분담금 투자국으로서 우선협상 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첫 수출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KAI 측은 대당 수출 단가를 약 6000만 달러(약 820억원) 수준으로 설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35A(1억1000만 달러 내외)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면서도 4.5세대급 성능을 보유한 '가성비 전투기'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고 F-16이나 경량 전투기를 운용 중인 중소국들에 대체 수요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 "FA-50가 문을 열었다면, KF-21은 문을 부순다"

K-항공 방산의 수출 역사는 FA-50 경공격기가 썼다. KAI가 개발한 FA-50은 폴란드(48대), 필리핀(12대), 말레이시아(18대) 등에 수출되며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FA-50은 어디까지나 경량 전투기다. KF-21의 등장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명실상부한 '중(重)전투기' 영역에서 한국이 자국산 기체를 국제 무대에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항공방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본지에 "FA-50이 K-항공 방산의 문을 두드렸다면, KF-21은 그 문을 완전히 부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4.5세대 전투기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러시아·프랑스·스웨덴·중국·일본에 이어 한국이 7번째"라며, 이 클럽 가입 자체가 '방산 브랜드 가치'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했다.

◇ K2 전차·K9 자주포에 이어… 'K-삼각 패키지'의 완성

육상·해상·항공 등 각계의 K-방산 전문가들은 KF-21의 전투용 적합 판정이 K-방산 수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라고 본다. 지상에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해상에는 '도산안창호함'을 포함한 K-잠수함과 각종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공중에는 FA-50과 KF-21이라는 이른바 'K-삼각 패키지'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육해공 패키지딜이 가능해지면 협상력은 개별 품목 수출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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