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모 마리아, 구세주 아니야”…수백년 논란 마침표

"예수만이 세상 구원, 공동칭호 맞지 않아"
마리아 지지 세력에 "혼란과 불균형 초래"

교황 레오 14세가 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고(故) 프란치스코 전 교황을 비롯해 올해 세상을 떠난 추기경 및 주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EPA 연합

바티칸 교황청은 '성모' 마리아를 공동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았다. 가톨릭 내부에서 수백 년간 이어진 공동 구세주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레오 14세 교황은 전 세계 약 14억명의 가톨릭 신도를 대상으로 성모 마리아를 세상의 '공동 구세주'라고 부르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예수만이 세상을 저주로부터 구원했다며 공동 구세주 칭호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마리아에 대해서는 "예수를 낳아, 온 인류가 기다린 문을 열었다"며 신과 인류 사이 중개자 역할을 한 점을 강조했다.

또 일부 마리아를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 "가톨릭 교리에 혼란과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마리아가 공동 구원자로서 예수의 구원을 함께 도왔는지는 가톨릭 내부에서 수백년동안 이어져 온 논쟁이다.

역대 교황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고(故)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그는 아들에게서 아무것도 빼앗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생전 성모 마리아의 공동 구세주설에 반대했다. 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역시 이 칭호를 반대했다.

고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공동 구세주란 칭호를 지지했으나, 당시 회의적인 반응에 1990년대 중반부터 해당 단어를 공식석상에서 사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