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김충한 예술감독 "전통성 지키되, 해석은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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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단전'은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곁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향단의 이야기다. 몽룡의 오해로 춘향 대신 입맞춤을 받게 된 향단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들고, 점차 집착과 광기 속으로 무너져간다.
연출을 맡은 김충한 예술감독은 "향단의 이름 중 '단'은 '붉은 단(丹)'을 의미한다"며 "그의 붉고 간절한 사랑을 무대 위에서 그려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향단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상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향단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춘향과 몽룡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원작의 핵심은 그대로 유지한다. 김 감독은 "국립국악원답게 전통성을 지키고 원전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고 싶었다"며 "심오하게 원전을 바꾸기보다는 조금 다르게 해석되는 정도로 각색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는 춘향을 향한 몽룡의 일편단심, 학도의 일방적 집착, 향단의 왜곡된 사랑이 맞물리며 네 인물의 엇갈린 사랑이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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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신관사또의 부임식, 춘향과 몽룡의 첫날밤, 생일잔치 등 다채로운 장면이 이어지며, 한삼춤, 도열춤(북춤), 검무, 기생춤 등 전통춤의 호흡과 미학을 선보인다.
'춘향단전'은 2019년 무용극 '처용' 이후 6년 만에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무용극이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무용단 단원들이 무대 연기에 나서는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대사 없이 표정과 동작만으로 작품의 서사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단원들의 연기 도전이 주목된다.
주요 배역에는 춘향 역에 백미진 안무자와 이하경 단원, 향단 역에 이윤정 수석과 이도경 부수석, 몽룡 역에 김서량 수석과 윤종현 단원, 학도 역에 박상주 단원과 정현도 단원이 출연한다.
음악은 국악관현악과 정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춘향전의 정서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실연으로 참여하며, 권성택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를 맡는다. 주제곡의 노래는 정악단 박진희 부수석이 맡아 작품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완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