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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전문가’ 앞세운 CJ… 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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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0. 19. 17:55

제일제당 새 수장에 윤석환 대표 선임
바이오 분야 집중… 체질 전환 본격화
PHA·마이크로바이옴 등 신사업 육성
이선호 실장 주축, 그룹 '뉴 비전' 가속

CJ그룹이 핵심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선제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내정한 것이 핵심이다. 한때 5조~6조원 규모로 추진했던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바이오 사업의 도약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에선 최근 6년 만에 지주사로 복귀한 이선호 CJ 미래기획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그룹 전략 실행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17일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제일제당 대표로 선임하는 내용의 CEO 인사를 단행했다. 제일제당의 새 수장인 윤 신임 대표는 2002년 입사 후 바이오 남미사업, 글로벌 마케팅, 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친 '바이오 전문가'다. 그는 2023년부터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맡아왔으며, 글로벌 사업 운영 능력과 R&D 전략 수립 능력을 두루 인정받았다. 윤 신임 대표는 향후 제일제당의 바이오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제일제당은 최근 사업의 중심축을 식품에서 바이오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황 부진으로 성장이 정체된 사료 및 축산 솔루션(ANH) 사업의 일부를 정리하는 등 비효율을 걷어내고, 지난해에는 매각을 추진했던 그린바이오 사업 계획까지 철회하며 고수익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재설정했다. 이러한 구조 조정 속 전문가 CEO를 선임했다는 것은 CJ제일제당을 단순한 식품 기업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로 읽힐 수 있다.

윤 신임 대표 체제하에서 제일제당은 기존에 추진해 온 '그린-화이트-레드' 등 3개의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강화할 전망이다. 그린 바이오 부문에서는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알지닌·트립토판 등)과 식품용 조미 소재(핵산 등) 생산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서는 해양 생분해 소재인 'PHA' 등 바이오 기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레드 바이오는 자회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매진한다. 이는 고부가가치 의약품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바이오 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PHA 수익성 강화, EU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인사는 CJ그룹의 세대교체와 미래 전략 실행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은 지난달 제일제당에서 지주사로 복귀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재계에선 신임 CEO들이 이 미래기획실장을 중심으로 수립된 그룹의 장기적인 글로벌 성장 밑그림에 맞춰 계열사별 책임 경영이 실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룹의 '뉴 비전' 달성을 위해 가장 역동적인 실행력이 필요한 핵심 사업에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배치해 목표 달성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CJ그룹은 제일제당 외에도 푸드빌 대표이사에 이건일 프레시웨이 대표를 내정하며 외식 부문의 쇄신도 함께 꾀했다. 두 명을 제외한 대다수 CEO는 유임돼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는 '선택과 집중'의 인사 기조를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핵심 동력에 힘을 집중하고, 나머지 부문은 기존 리더십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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