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구안 있어야 지원한다" 강력 기조 일각서는 "기업 이해관계 달라 늦어질 우려" 정유사와 수직적 통합 시나리오 거론
(25.08.20)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 개최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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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서중식 DL케미칼 부사장(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 나상섭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 강길순 대한유화 사장,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부문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남정운 한화솔루션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정임주 현대케미칼 대표, 류열 에쓰오일 사장, 허성우 GS칼텍스 부사장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석유화학산업 불황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이날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각 기업들의 충분한 자구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노력 없이 정부 지원 만을 바라는 기업에는 '무임승차'라는 표현을 쓰며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언급했다.
총 270만~370만t 규모의 NCC를 감축하겠다는 큰 틀의 목표와 함께 정부가 종합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되긴 했으나 앞서 기업이 생산 감축을 핵심으로 한 계획을 먼저 보고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러한 내용은 그간 정부와 기업의 협의를 통해 마련한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강력한 정책 수단이 빠진 것에 대한 업계의 갈증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뜩이나 늦어진 구조조정이 업계 자구책을 또 기다려야 할 때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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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 참석해 업계 불황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20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석유화학 재도약을 위한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에서 "대주주의 충분한 자구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자구노력 없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려 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 감축의 혜택만을 누리려는 기업은 정부의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안 그래도 늦어진 구조조정이 업계 자구책에 기대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근심이 비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화와 DL의 갈등만 봐도 각 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염려했다. 이어 "석유화학 구조조정은 이미 지금 당장 해도 늦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될 경우 회사 몇 군데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위기 산단에 대한 전기료 인하 등의 지원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정부가 우선 직접 나서지 않은 것에 적극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석유화학 기업이 많고 제품 역시 다양하고 복잡한 만큼 함부로 정부가 나설 시 부작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석유화학 산업은 국가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소재산업이고, 정부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산업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설비 감축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는 게 중요하며 이를 기업에 맡기기로 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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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20일 남정운 한화솔루션 사장(오른쪽) 등 석유화학 기업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업계는 당장 구조조정 논의를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의 수직적 통합이다. 원유를 다루는 정유사와 협업하면 원재료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설비합리화를 통해 현재 목표인 NCC의 생산 능력도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울산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대한유화가 NCC 설비를 두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으나 현재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의 경우 GS칼텍스와 LG화학, 롯데케미칼 간 통합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는 정유사들도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려면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