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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파이낸싱으로 이자율 낮춘 롯데건설…실적·재무 2인3각으로 위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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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7. 24. 18:20

부동산·채권 등 계열사에 담보로 제공
1조9614억원 규모 ABL·회사채 차환
“자산유동화 통해 부채비율 150%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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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줄이는 한편, 유동성 확보에 화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속도다. PF 만기에 상환하지 못할 경우 회사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차환·자산 유동화 등을 활용 근 시일 내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회사 소유의 부동산, 사업장의 후순위 수익권 및 공사매출채권 등을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계열사 4곳에 담보로 제공했다. 계열사별 현재 담보 규모를 보면 △롯데정밀화학 2000억원 △롯데물산 2000억원 △호텔롯데 1500억원 △롯데캐피탈 1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이다. 담보 한도는 8110억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롯데건설이 프로젝트샬롯 펀드를 조성하면서 제공한 담보물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샬롯은 지난 17일 1조9614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대출(ABL) 및 유동화사채 리파이낸싱(차환)에 성공했다. 대주단 구성을 보면 △선순위 ABL 및 유동화사채 8114억원 △중순위 ABL 및 유동화사채 4500억원 △후순위 ABL 7000억원 등으로 구분된다.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는 상환 받을 때 순위를 뜻한다. 선순위부터 상환 받고 후순위는 가장 나중에 상환 받는다.

프로젝트샬롯은 지난해 3월 롯데건설이 롯데물산 등 등 롯데그룹 4개 계열사 및 시중은행과 조성한 공동펀드다. 당시 모집한 금액을 통해 SPC들이 발행한 2조2928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인수했다. 이후 롯데건설이 선순위 ABL 및 유동화사채 가운데 3314억원을 조기상환하면서 이번에 1조9614억원 규모의 ABL 및 유동화사채를 차환하게 됐다. 이번 차환 과정에서 이자율을 낮췄는데, 수백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숨을 돌린 것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2022년 6월 롯데건설의 PF 보증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3월 말엔 약 3조6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총자본(2조846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지방 및 수도권 외곽, 홈플러스 개발사업 관련 PF보증의 경우 롯데건설의 입장에선 실질적인 손실부담으로 옮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현철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종수 재경부문장(CFO)을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홍 부문장은 박 대표의 '믿을맨'으로 통한다. 박 대표가 2022년 12월 수장으로 취임한 직후 홍 부문장을 프로젝트금융TFT 팀장에 앉혔다. 이후 레고랜드 사태 당시 경색된 단기 자금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한 성과 등을 인정받아 현재는 재경부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프로젝트샬롯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당시에도 홍 부문장의 역할이 컸다.

자금팀은 미사용 차입금 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영업 자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유동성에 대한 예측을 1일 단위로 살펴보고 있다. 유동성에 대한 예측 시엔 자금조달 계획, 약정 준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이자부 당좌예금, 정기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시장성 유가증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갈 길은 멀다. 부동산 PF 보증 규모 감축 이외에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점포 개발사업 관련 보증도 풀어야한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매장 임대차 계약 해지와 함께 PF차입금 기한이익상실로 인해 공매 또는 경매로 자산이 처분될 경우 후순위 PF보증을 제공한 롯데건설의 손실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롯데건설이 본PF 및 담보대출 전환, 사업권 매각 등을 통해 PF 보증 규모를 연말까지 약 2조5000억원(정비사업 포함)으로 감축할 계획이지만, 신용등급은 내려가고 있다. 실제 지난달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롯데건설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 등급에서 A 등급으로 하향했다. 여기에 최근 11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에 대한 추가 청약을 진행한 결과 기관 수요는 200억원에 그쳤다.

롯데건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1조원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하는데, 단기간 내 해결될 조짐이 안 보인다. 매물 자체는 매력적이나, '제 값을 받고 판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회사도 자산 유동화 완료 목표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 부채비율을 150%로 낮추고, 경상이익을 1000억원 이상 추가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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