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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여름 배추 수급 불안, 기술로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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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07. 18:01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김대현 부장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대현 원예작물부장
배추는 단순 채소 개념을 넘어 우리나라 식문화와 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물이다.

김장 문화는 물론 명절과 일상 식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반찬의 핵심 재료이기에 수급 문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다. 특히 여름철 고랭지 배추는 9~10월 명절 수요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공급원으로, 이 시기의 수급 불안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9월 배춧값은 큰 폭으로 요동쳤다.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포기당 소매 가격이 1만1000원까지 치솟았고, 2023년 6200원으로 다소 안정됐다.

2024년 폭염과 가뭄 등의 영향으로 또다시 9700원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고랭지 여름철 배추는 기상 등 환경변화에 따라 생산량이 불규칙해 가격 예측이 어려운 탓에 유통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과 함께 '여름철 배추 수급안정 연구단'을 구성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지자체, 민간 전문가들과 협력해 과학적 해법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공급이 부족한 추석 전후의 시장 안정을 위해 봄배추 비축 확대에 필요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봄배추를 80∼90일 저장해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MA(Modified Atmosphere), CA(Controlled Atmosphere) 기술을 개발했다.

현장적용을 위해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봄배추 생산량이 평년 대비 8~1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봄배추를 비축해 수급 조절을 하면 계절 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급등락을 반복하는 배추가격을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랭지 지역의 토양 유래 병해충에 대한 선제적 방제도 추진 중이다.

토양 내 씨스트선충을 대상으로 강화된 공적방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반쪽시들음병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길항미생물 기반의 친환경 퇴비를 개발, 보급을 확대하여 재배 안정성과 수량 증대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라는 농촌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력 절감 기술 개발도 병행 중이다.

자동정식기, 자동수확기 등 자동화 기계 개발과 물주기, 병해충 방제, 비료주기를 함께 할 수 있는 다목적 관수시스템의 실용화 연구를 통해 생산비와 노동력 부담을 줄이며,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고랭지에 편중된 생산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준고랭지' 지역을 새로운 여름철 배추 재배지로 육성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 중이다.

토양, 지형, 기후, 농가 의사 등을 조사하여 최적의 신규 재배지를 발굴하고 있으며, 고온에 의한 생리장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실증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성공하면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배추를, 생산자에게는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재배환경을 제공해 배추 수급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작황 예측, 이상기상과 농촌 일손부족에 대응하는 스마트 재배기술, 안정적인 유통을 위한 수확후 관리기술을 아우르는 통합형 수급 안정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여름철 배추 수급 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통해 국민 식탁을 지키는 연구기관으로서 과학의 힘으로 농업의 내일을 밝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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