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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과잉에 관세 폭탄, 中 디플레이션 뉴노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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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4. 20. 18:29

中 디플레이션 압박 상당히 심각
美 관세 폭탄까지 폭발 설상가상
제조업체들 수출 포기, 재고 산적
디플레이션 쳇바퀴로 이어질 듯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중국이 산업 현장의 만성적인 생산 과잉에 미국발 관세 폭탄까지 터진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 물가 하락)이라는 뉴노멀(새 표준) 국면에 봉착할 위기를 맞고 있다. 빠른 시기에 위기에서 탈출하지 못할 경우 전체 경제가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지경에서 헤맬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수년 동안 경제 성장률 역시 지속적으로 당국의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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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과잉 상황에서 터진 미국의 관세 폭탄이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을 뉴노멀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 매체의 만평. 공연한 기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징지르바오(經濟日報).
스위스 UBS를 비롯한 세계적 대형 투자은행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의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디플레이션 상황이 평균적으로 3∼4개월에 한번 정도씩 도래하고 있는 형국이 이어지는 현실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내수가 좀체 활황 국면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실, 부동산 산업 침체의 장기화 조짐 등의 부정적 요인들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디플레이션의 그림자를 시원스럽게 떨쳐내지 못하게 만들고도 있다. 중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생산 과잉까지 이에 가세할 경우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 될 수 있다.

이 국면에서 조만간 미국이 퍼부을 관세 폭탄의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은 현실이 거의 설상가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고 해야 한다. 중국 기업들이 이 사실을 모를 까닭이 없다. 특히 수출 기업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최근 관세 폭탄을 일단은 피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대미 수출을 잠정 중단한 채 재고를 쌓아두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나 싶다.

실제로 일용품 시장의 세계적 메카로 불리는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국면을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된다. 4월 이전만 해도 미국 등으로 수출될 각종 제품들이 덤프트럭에 산더미처럼 실린 채 근처 항구로 옮겨졌으나 지금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앞으로는 더욱 감소할 것이 확실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외견적으로 볼 때 미국과 중국이 관세 및 무역전쟁을 대하는 자세는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전의를 다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치킨게임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생산 과잉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기에 종종 직면하는 중국 경제에 관세 폭탄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이 쌓아두는 재고가 더욱 많아진다는 결론은 아주 자연스럽게 나온다. 디플레이션이 중국 경제의 뉴노멀이 된다는 분석은 역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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