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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보다 취업자가 더 줄었다… 취업난에 청년들 ‘惡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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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4. 14. 19:10

20대후반 1분기 취업 9만8000명 감소
인구는 지난해 동기비 6만7000명 줄어
제조업·서비스업 융합혁신 미비 지적
관세 우려 커져… 기업심리 악화까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며 청년 고용까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올해 1분기 취업 핵심 연령층인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가 인구증감 효과를 고려해도 더 크게 줄어들며 한동안 호조세를 보이던 청년 고용률 지표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전쟁이 촉발한 세계 공급망 재편에 수출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대응 시급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 수는 242만명으로, 전년 대비 9만8000명 줄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후반 인구는 339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7000명이 감소했다. 인구감소분보다도 취업자가 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취업난으로 인한 청년들의 고통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이런 고용 축소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부문 청년 인턴 확대 등 단기적 처방책을 쓰고 있지만, 직무 적합성과 역량 증진을 고려한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세무기관에서 청년인턴을 경험했던 A씨(28·여)는 "인사직원이 새 부서에 데려가면 자기들끼리도 어리둥절해서 가만히 세워두고 무슨 일을 맡겨줘야 하는지 토론을 해서 일을 시킨다"며 "여러 국가기관들이 청년인턴을 많이 뽑고 있지만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난이 심화된 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해 9개월 연속 줄었다. 3월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12년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융합적 혁신이 시급하지만 이에 걸맞은 인력 양성 체계도 미비한 상황이다. 학생마다의 과목 선택권과 학습 자율성을 넓히는 고교학점제 등이 전격 도입된 것도 겨우 올해부터다. 직무에 대한 경로의존성이 뚜렷하게 잡힌 청년 구직자들이 새로운 직무교육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내수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묘연한 상황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줄곧 100을 웃돌았지만 비상계엄 사태를 기점으로 지난해 12월 88.2로 크게 떨어졌다가 90대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심리지수가 100보다 아래면 현재의 경기가 과거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관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기업 심리도 더욱 악화하는 실정이다. 전산업의 실적 기업심리지수(CBSI)는 3월 86.7로 전월보다 1.4포인트(p) 상승했지만 전망 CBSI는 4월 85.6으로 2.4p 낮아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장률이 낮아지고, 갈수록 경력직 채용이 우선시되며 20대 후반층에 대한 노동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과 현재 있는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시키는 정책적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청년들이 할만한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있는 일자리도 쓸만한 일자리가 되도록 전환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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