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中 소비재박람회에 구찌·티파니 불참…“올해도 고급 소비 시장 위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414010007831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4. 14. 11:18

"트럼프 상호관세 조치로 시장 전망 더욱 불투명"
CHINA-HAINAN-HAIKOU-CICPE (CN)
지난 13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개막한 '중국국제소비품박람회(CICPE)'./신화 연합뉴스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13일 '중국국제소비재박람회(CICPE)'가 막을 올렸다.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CICPE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소비재 전시회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서 구찌 등 일부 고급 브랜드가 모습을 감추며, 중국 내 소비 침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때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참가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개막식에는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이 참석했다. 내수를 확대해 경기 둔화를 막고자 하는 중국 정부에게 소비 진작은 2025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은 CICPE에는 약 70개 국가·지역에서 역대 최다인 41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하지만 해외 고급 브랜드 중에서는 불참한 곳도 적지 않다.

구찌 화장품을 비롯해 휴고보스, 티파니 향수 등 명품 기업의 화장품·향수 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한 코티, 와인과 위스키로 유명한 유럽 주류 대기업 등이 참가하지 않았다. 부유층을 겨냥한 크루즈 전시도 150척으로,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고급 브랜드들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했지만, 실제 소비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일본의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중국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격화 등으로 실적이 악화해 점포와 인력 감축에 나섰다. CICPE에도 2년 연속 불참했다.

중국의 고급 소비 시장은 위축세가 뚜렷하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2024년 중국 본토의 고급 소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8~20%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경기 전망에 불안을 느끼는 것이 주된 이유로, 2025년에도 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CICPE가 열리는 하이난섬은 중국을 대표하는 휴양지로, 관광객들이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이다. 내외국인 관광객과 쇼핑객으로 북적였던 이곳도 소비 위축이 심각하다. 하이난성 세관 당국에 따르면 2024년 면세품 매출은 약 309억 위안(약 6조 5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2025년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 줄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는 "부동산 불황 장기화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하고 있다"며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도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