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 체결조회 문제로 불편 초래
이탈 러시땐 경쟁사 고객유입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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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위탁매매 수익과 점유율 모두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에서 이틀 연속 주문 지연이라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한 만큼, 적잖은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회사가 시스템 오류에 민감한 헤비 트레이더(하루 거래량이 많은 투자자)들을 비교적 많이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로 리테일 부문에서 키움·미래에셋증권 뒤를 쫓고 있는 경쟁사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4건이다. 이 중에서 키움증권이 3건, 미래에셋증권이 1건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이달 3일과 4일 매수·매도 주문 체결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달 초 실시간 시세 조회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경우 이틀 연속 전산장애가 발생한 만큼, 시장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고객들로부터 거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측은 주문 폭주로 병목현상이 발생해 일부 고객의 주식 주문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즉 미국 상호관세와 대통령 탄핵 등으로 변동성이 커져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고객들 사이에선 회사의 이 같은 해명에도 여전히 우려하는 분위기다. 변동성 큰 장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전산장애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지난달 초 주식 매매 시스템에서 체결 조회가 지연돼 일부 고객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해당 고객들은 이 과정에서 주문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오인하고 정정 주문하거나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전산장애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은 이를 점검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의 최고정보책임자들을 소집하기도 했다. 키움·미래에셋증권 역시 여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리테일 강자로 불리는 증권사들이 잦은 거래 오류로 신뢰도 부문에서 타격을 입은 만큼, 고객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증권사들 중에서도 키움증권의 이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 이는 회사의 보유 고객 중 헤비 트레이더가 많아서다.
PB출신의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 온라인 거래가 막 활성화됐던 당시, 키움증권이 낮은 수수료와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리테일 시장을 선도해 나갔는데, 여기서 헤비 트레이더들이 대거 유입됐다"며 "이들은 거래 시스템에 유독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해 다른 증권사로 옮겨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객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키움·미래에셋증권 뒤를 추격하고 있는 경쟁사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테일 강자들의 전산장애 사태 여파로 또 다른 리테일 강자인 삼성증권과 최근 리테일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메리츠증권 등의 경쟁사들이 고객 유입을 통한 수혜를 기대해볼 수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