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진출 포기…기저귀부터 감귤, 향수까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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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기저귀 제조업체 파라솔은 지난 1월부터 캐나다 유통업체와 협력해 자사 기저귀와 물티슈를 편의점을 포함한 다양한 유통 채널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해당 유통업체는 '시장 상황'을 이유로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현재 캐나다 소매 시장에서는 미국 제품이 빠지고 그 자리에 캐나다산 제품이 채워지는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캐나다는 약 3500억 달러(약 516조 635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며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 병합' 발언,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캐나다 수입품 전반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제시카 훙 파라솔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 라벨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작업까지 준비하고 있었고, 어떤 제품을 현지에서 유통할지도 결정해 놓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계획은 모두 보류된 상황이다.
반면 캐나다산 제품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캐나다 기저귀 제조업체인 어빙 퍼스널 케어의 제이슨 맥앨리스터 부사장은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제조되는 브랜드 기저귀라는 점 덕분에 전국 소매업체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며, 출고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저귀뿐만 아니라 미국산 음료와 감귤류도 타격을 입고 있다. '잭 다니엘' 위스키로 유명한 브라운 포먼은 이달 초 "캐나다 소매점에서 미국산 버번과 위스키가 퇴출당하는 현상은 캐나다가 미국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했던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캘리포니아 감귤 수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캐나다 유통업체들은 최근 미국산 감귤 주문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향수를 제조하는 데미터 프래그런스 역시 내년 캐나다 시장 진출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이 회사 마크 크레임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제품에 등을 돌리는 게 현재 캐나다 정서"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캐나다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판단해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