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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율 100% 기적” 생면부지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한 11년차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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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4. 01. 11:24

11년차 간호사 후기글 남겨
환자와 HLA 일치율 100% '기적'
혈연간 5%, 비혈연관계 4% 불과
/'지해아범' 네이버 블로그
온라인에 올라온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글이 누리꾼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글은 '지해아범'이라는 닉네임의 블로거가 2월 말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 퍼지기 시작했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한 지 11년차"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2014년에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해놓았다가 지난해 말 일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의료 현장에서 만난 혈액암 환자들의 모습을 언급하며 "참 잔인하고 무서운 병인데, 그걸 고칠 수 있는게 나라니 무조건 해야지"라고 심경을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기증을 받기로 한 환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는 중년 남성으로, 글쓴이와 해당 환자의 일치율이 100%였다고 한다. 기증 후 예상 완치율은 70~80% 정도였다고.

/'지해아범' 네이버 블로그
그러면서 글쓴이는 검사, 입원, 기증 과정을 생생히 남겼다. 그는 "기증 한달 전 검사를 하고, 입원 3일 전부터 촉진제를 맞고 입원했다. 골수에서 조혈모세포가 빠져나오면서 전신이 아프지만 즐겁다"고 밝혔다. 목 뒤쪽에 굵은 관을 넣고 조혈모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평생 꿈꿔왔던 소원을 드디어 이뤘다. 참 아름답고 감사한 인생"이라며 "나는 파종꾼이오. 새로운 생명에 불어넣어줄 열매를 맺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오. 차디찬 겨울을 보낸다고 고생하셨소. 내가 당신의 봄이 되리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댓글에는 "훌륭하다". "기증받은 환자분도 꼭 완치되길" "나도 저렇게 기뻐하며 기증할 수 있길"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실천까지 하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 혈액, 탯줄에서 발견되는 특수 세포다. 흔히 '골수 기증'이라고 불리는 조혈모세포 기증은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환자들을 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까지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누계는 41만5546건이다.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이식 대기자 수도 3년간 늘고 있지만, 2023년 이식 건수 비율은 기증 희망자 등록 대비 10%에 불과하다. 이론상으로 환자와 기능자 간 조직적합성 항원형(HLA) 일치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같은 해 비혈연 관계 간 이식 건수는 686건으로, 단 4% 수준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일치할 확률이 5% 미만이다. 

이런 이유로 2023년 기준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는 평균 2282년, 6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린다.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신청은 전국 대한적십자사 소속의 헌혈장소에서 할 수 있다. 골수 직접 채취로 진행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대부분 조혈모 세포 생성을 돕는 촉진제 투여 후 팔과 중심정맥관을 통해 세포를 간편하게 채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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