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에도 부적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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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 8단체는 국회 소통관에서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5가지 문제점을 지적, 정부 이송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제계와 대다수 상법학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이사와 회사의 위임관계에 기반한 회사법의 근간을 훼손해 경제계는 물론 대다수 상법학자들도 법리적 문제가 크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로 한정하고 있어, 이는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등을 강조했다.
경제계는 이번 개정 상법으로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주주대표소송은 회사 손해를 전제로 회사에 배상하나 주주보호의무 위반 관련 소송은 주주손해를 전제로 주주에게 배상하는 것인 만큼 소송 제기 가능성이 주주대표소송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위헌 소지도 크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은 '총주주 이익'등의 모호한 표현으로 특히 주주 간 이익충돌상황에서 헌법상'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법률의 모호한 표현은 결국 관련 판례가 정립될 때까지 투자자와의 분쟁과 소송을 유발해 혼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주주보호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사 충실의무 조항과 개별적 주주보호 수단이 마련돼있고,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기본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에 광범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헌법 제37조의 '과잉금지 원칙'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이러한 조항은 이사들이 채권자, 종업원, 협력업체 등 다른 이해관계자보다 주주 이익만 우선시하게 만들어 헌법 제119조가 보장하는'다양한 경제주체간의 조화'원칙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세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혁신이 필요한 시기에 상법 개정안으로 기업 성장 동력을 꺾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기업인들은 상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개정 후 관련 판례가 정립될 때까지는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될 수 있고, 역발상을 통해 혁신해야하는 상황에서 설득도 더 어려워지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애로를 전한 바 있다고도 소개했다.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필요한 중견·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마련해야하는데 상법개정안으로 경영권 분쟁 등이 급증하며 성장 생태계가 훼손될 수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경제계는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내용인'전자주주총회 의무화'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자산규모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장회사의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를 제도화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경제계는 "자본시장 발전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며, 주주권익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문제소지가 있는 부분은 상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핀셋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상법개정안은 대통령 권한대행께서 반드시 재의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