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개헌안, 압도적 찬성 가결 독일 재무장의 길 활짝...차기 총리 “독일이 돌아왔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19010009683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3. 19. 09:26

독일 기민기사·사민·녹색당 연합, 기본법 개정안 통과 주도
GDP 1% 초과 국방비 부채한도 규제 예외
인프라 예산 5000억유로
차기 총리 유력 메르츠 CDU 대표 "독일 돌아왔다"
GERMANY-FRANCE-UKRAINE-POLITICS-DIPLOMACY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프랑스 대사관에서 만찬을 한 후 떠나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로 독일 재무장의 길을 열 수 있는 기본법(헌법) 개정안이 좌·우파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연방의회를 통과했다.

독일 연방의회는 18일(현지시간) 인프라 투자에 5000억유로(792조원)의 특별기금을 조성해 이 가운데 1000억유로를 기후변화 대책에 투입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를 초과하는 국방비는 부채한도 규정에 예외를 적용한다는 내용의 기본법 개정안을 찬성 513표·반대 207표,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번 가결은 2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해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시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이끄는 CDU·기독사회당(CSU)연합과 연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 여당 사회민주당(SPD), 그리고 녹색당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최장 12년간 사용하는 인프라 예산 5000억유로는 연방정부 지난해 예산 4657억유로를 넘는 규모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정규예산 520억유로, 특별기금에서 약 200억유로,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등을 포함해 총 906억유로의 국방비를 지출해 GDP의 2% 이상을 지출했다고 유럽연합(EU)에 보고했다.

국방비를 최근 논의되고 있는 GDP 대비 3.5%까지 늘릴 경우 연간 1500억유로 안팎이 될 전망이다.

앞서 SPD 소속 올라프 숄츠 정부는 2023년 6월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보전략'을 채택했고, 2022년 군 현대화를 위해 1000억유로의 특별 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신규 부채를 GDP의 최대 0.35%로 제한하는 엄격한 부채 억제 정책에서 전환해 장기적인 국방비 증액의 길을 연 정치적 결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안전보장 독립을 추진하는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재무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본법 개정은 상원(참사원)에 참여하는 16개 연방주 대표 가운데 3분의 2 이상 동의하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승인하면 확정되는데, 상원은 오는 21일 표결 예정이다.

이번 가결로 메르츠 대표를 총리로 하는 차기 연립정부가 이르면 4월 구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르츠 대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 체제에 대해 의구심을 강하게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 유럽 자강론과 핵 공유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메르츠 대표는 가결 후 "독일이 돌아왔다"며 "독일은 유럽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4일 집권 2기 첫 연방 상·하원 합동 연설을 "미국이 돌아왔다"고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주요 참모들이 즐겨 쓰는 표현을 차용한 것이다.

이날 가결은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때 자주 출동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8000억유로를 동원한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유럽 전체의 재무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