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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매립 사업 대신…방향 전환 나선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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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3. 18. 18:00

코레이트사모투자 지분 73% 팔기로
월성그린환경 지분 19.9% 매각 추진
일각 “지자체 허가절차도 까다로워”
재생에너지 발전 등 사업 진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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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폐기물 매립사업에서 손을 뗀다. 대신 재생에너지 발전과 함께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 추진을 통해 친환경·분산에너지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생산된 고순도 수소를 친환경 선박 연료유(메탄올) 생산 등에 활용키로 했다. 일각에선 지자체 허가, 입주민 동의와 같은 매립사업의 현실적인 어려움 등이 기업들의 진출 의지를 꺽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8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레이트케이엔케이에코인프라사모투자의 지분 73.29%, 월성그린환경의 지분 19.9%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폐기물 매립시설 운영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현대엔지니어링이 코레이트케이엔케이에코인프라사모투자, 월성그린환경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각각 117억원, 24억원을 투자한 지 약 3년 만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분매각 추진은 맞지만, 현재 딜이 진행 중인 만큼 자세한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 향후 전략에 대해선 사업부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월성그린환경 등의 지분을 인수한 시점은, 회사가 폐기물 등 신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시점과 겹친다. 실제 2022년 1월 당시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환과 디지털 신기술 융합으로 지속가능성이 높아진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공모 자금을 활용해 폐기물 소각·매립 등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청사진이었다.

폐플라스틱의 가스화 방법 및 이를 위한 폐플라스틱 용융 장치(PCT) 특허를 등록(2022년)한 후 지난해까지 매해 폐기물분야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함께 싱가폴 소각장 사업을 수주(2013년)한 데 이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폐기물 개선을 위한 마스터플랜 보고회를 갖고 계획 수립에 착수(2015년)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의 선택은 지분 매각으로 결정됐다. 업계에선 폐기물 매립 등 친환경 시장이 크지 않고,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폐기물 관련 사업 실적 비중이 미미해 지분 매각으로 결정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연간 건설폐기물 발생량은 △2020년 8644만톤 △2021년 8381만톤 △2022년 7618만톤 △2023년 6437만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밋빛 전망을 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기물 시장규모가 1조 6000억 달러(2020년)에서 2조 5000억 달러(2030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글로벌 폐기물 재활용 시장규모가 543억 9000만 달러(2020년)에서 775억 6000만 달러(2027년)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쟁사인 SK에코플랜트는 대원그린에너지 등 폐기물 매립 자회사 8곳을 8256억원에 사들여 리뉴원으로 합병했지만, 수처리·폐기물업체 리뉴어스와 함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에스동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 차원에서 사모펀드(REF) 운용사 E&F PED가 공공으로 보유 중인 폐기물업체 코엔텍과 코어엔텍을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매각을 위해 상장 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아쉬움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나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폐기물 관련 업체를 매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매립지 주변 개발로 인한 인구증가뿐만 아니라 악취·먼지 등 환경문제로 인해 신규 매립지를 만들기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절차도 까다로워 매립시설 공급도 어려운 상태다. 회사 입장에선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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