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건조·유지·보수 등 진출 목표
한화오션과 캐나다 잠수함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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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HD현대에 따르면 정기선 수석부회장은 현지 시각 7일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위치한 미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이벳 M. 데이비스 교장(해군 중장), 생도들과 만나 방산 분야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세계 최정상급 이지스 구축함을 5척 건조해 해군에 성공적으로 인도, 국가 안보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율운항, 디지털 첨단 선박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HD현대 기술력을 어필했다.
기본적으로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미 해군사관학교 방문은 미국 군함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HD현대 측은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과 만나 방위산업과 조선업 협력 분야를 전반적으로 논의했다"며 "AI 기반 자율운항에 대한 HD현대의 기술력 등을 소개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견제를 위해 조선업 활성화와 해군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미 해군 신규 함정 건조 사업, 함선 유지·보수 시장 진출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최근 발간한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을 통해 본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를 보면 미국 해군은 신규 함정 조달에 2054년까지 연평균 약 300억 달러(한화 약 42조원)를 투입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296척인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한다. 매년 퇴역하는 함정 등을 고려하면 향후 30년간 신규 함정 364척이 필요하다.
미 해군은 함정 유지·보수·정비에도 연간 10조원 규모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미국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국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HD현대는 올해 2~3척의 미 함정 MRO 사업 수주가 목표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AI 기반 자율운항 기술은 군함뿐 아니라 한미 간 조선업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로 분석된다.
AI 기반 자율운항은 HD현대가 가진 강점이다. HD현대는 지난해 말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 및 원격제어 기술을 적용해 통합 실증을 수행하고 한국선급(KR)과 라이베리아기국(LISCR)으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과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원격제어솔루션을 활용한 통합 원격제어서비스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물 들어온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한화와도 손잡고 총력전을 벌이기로 했다. 예컨대 캐나다는 3000톤급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60조원 규모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 중이다. 이르면 2026년 공급 업체를 선정한다. HD현대는 입찰 단계부터 한화와 함께 나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잠수함 수주 사업인 만큼 한화오션이 주관하고 HD현대가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원팀'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