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무죽페스티벌 개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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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주인공 봉세는 삼류 권투선수다. 권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흥신소에서 부업을 하며 살아간다. 그의 삶에는 민지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봉세가 어린 시절, 밤낮없이 맞고 자란 모습을 유일하게 목격한 사람. 봉세는 민지가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에 호감을 품고 있다. 하지만 봉세는 서툴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결국 흥신소 소장 필호의 거친 질책에 반항한 끝에 일을 그만둔다. 하지만 그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동생 봉호다. 봉호는 그에게 마음의 의지처이자 유일한 가족 같은 존재다. 그런데, 휴가를 나온 봉호의 소지품에서 봉세는 권총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삶은 새로운 갈림길에 놓인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배우 최무성은 "살다 보면 바쁜 일과 중 유독 무력해지는 시간이 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은 사람들을 상념에 빠지게 하고,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게 하며, 절망을 과장하고, 자신의 실존을 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순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찰나일 수도 있고, 1분, 1시간, 혹은 남은 하루 전부를 좌우할 수도 있다. 하던 일을 끝내기엔 이르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엔 늦은 시간. 그 시간은 쉽게 잊힐 사람들을 닮아서, 그런 사람들의 흔적만큼이나 기억하기 쉽지 않다."
'먼데이 PM5'는 이렇게 무력한 순간과 그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쉽게 잊히는 순간들을 포착하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를 묻는다. 최무성은 이 작품이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쉽게 지나쳐버릴 인물들,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감정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선보이는 극단 신인류는 배우 중심의 연극을 지향하는 극단으로, 극회 로가로세 출신 배우들이 창단한 단체다. 신인류는 인간을 바라보는 현대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더 깊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무죽 페스티벌에서도 '먼데이 PM5'를 통해 그들이 추구하는 배우 중심의 연극과 강렬한 서사, 인간 탐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먼데이 PM5'는 단순히 한 권투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었을, 혹은 언젠가 맞닥뜨릴 수 있는 '무력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최무성 연출은 "우리가 잊고 지나가는 순간들과 사람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기억되지 않는 시간과 기억되지 않고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연극이 끝난 후, 관객들은 문을 나서며 자신이 지나쳐온 순간들, 그리고 쉽게 잊었던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먼데이 PM5'는 류제승, 강현정, 황지훈, 백창엽, 현종우, 전희원, 김태호, 정채연, 장탁현, 정주호, 권민재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한다. 이번 공연은 16일까지 극장 동국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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