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파업접고도 주민 민폐시위… 현대트랜시스 노조 내부서도 비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7010013477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4. 11. 26. 17:53

파업 철회후 주택가 시위 안 멈춰
지도부, 명분없이 주민불편 초래
일부선 특근·잔업 거부도 쓴소리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철회한 이후에도 주택가 시위를 확대하며 명분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비판과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사태 해결 의지 보다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민폐 시위'만 고집하는 노조 지도부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기로 한 노조의 결정에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중단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현대트랜시스 노조, '명분 無' 시위… 한 달 새 11번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인근에서 오전부터 대형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민폐 시위를 강행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정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 노조는 지난주부터 시위 횟수를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려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장외 집회 및 시위는 11번에 달한다. 특히 이들 노조는 지난 9일 파업을 전면 철회한 이후에도 시위를 지속하고 있어, 명분 없는 시위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시위로 인한 피해의 몫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과 무관한 인근 주민들은 나몰라라식 민폐 시위에 출근 및 등교 등 일상에 커다란 지장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전년도 매출액의 2%인 2400억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인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로 비현실적인 요구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책 없이 시위만"…파업 불참자 징계에 '노노 갈등' 심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조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파업이 끝났음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주택가 민폐 시위만 고집하는 노조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날까지 노조 지도부의 주택가 시위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효과도 없고 비판만 있는 시위를 왜 계속하나"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작성자는 "시위할 시간에 협상 전략에 대해 고민하라"고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21일 노조 집행부는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파업에 적극 동참하지 않았던 노조원 51명을 제명하면서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노조 집행부는 제명한 이들의 명단을 모두 공개했고, 앞으로 발생하는 위반자에 대해서도 징계할 예정이라고 엄포를 놨다. 앞서 노조는 파업 불참자에 대한 따돌림 등 2차 피해를 끼쳐 노동 당국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럴 거면 특근 잔업 거부 왜 했나…협상 나서야"

전면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도 특근과 잔업은 거부했던 노조 집행부의 판단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는 제 16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철회를 결정했다. 다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끝날 때까지 특근과 잔업은 거부한다고 했다.

하지만 파업 철회 이후에도 교섭은 열리지 않은 채 노조 집행부는 '장외 시위'만 이어가면서 노조원들의 불만은 심해지고 있다.

근로자 입장에선 특근과 잔업이 없으면 생계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하는 데다 업무 복귀로 각 공장들마다 물량도 어느 정도 확보돼 실질적인 효과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대트랜시스 지곡공장의 경우 파업 전만 해도 사실상 매주 토요일 특근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및 특근 거부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없고 교섭도 없이 손해만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는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안도 사측이 받아들여야 하는 건데, 언제까지 잔업과 특근 거부하면서 이러고 있을 건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원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임단협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노조의 장기간 파업에 이은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따른 경영 손실과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완성차 업계와 현대트랜시스 800여 개 협력사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산업계 관계자는 "애꿎은 시민을 볼모로 회사 측을 압박하는 것은 과거의 낡은 시위 방식으로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노조는 보여주기식 이기적 시위를 멈추고 진지하게 임단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