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호주 출산율 사상 최저로 떨어져...보다 적극적인 이민정책 불가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1010011163

글자크기

닫기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10. 21. 13:52

2024-10-21T11_45_54
호주 출생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출산 가능한 여성의 4분의 1 가량이 평생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호주의 출산율이 여성 1명당 1.5명에 불과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에이비시(ABC)뉴스는 21일 호주 출산율이 1961년 3.55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 여성 출산율이 대폭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40세에서 44세 사이 여성의 출산율은 1000명당 15.1명으로 30년 전에 비해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출산 시기가 늦어지면서 산모의 평균 연령도 31.9세로 높아진 가운데, 2021년 45~49세 여성의 16.4%가 자녀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출산 가능한 여성의 4분의 1 가량이 평생 아이를 갖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에서는 해외에서 태어난 여성이 호주에서 태어난 여성에 비해 자녀를 더 적게 낳는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특히 중국, 일본, 한국 등 오랫동안 출산율이 낮았던 동북아시아 국가 출신들은 호주에서도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중국에서 태어나 호주에 거주하는 여성의 평균 출산율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3년 동안 0.85명이었으며, 한국 출생자는 0.86, 일본 출생자는 1.16이었다.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출산율은 1.69,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1.99였으며, 전체적으로 해외 출생자의 출산율은 1.34명이었다.

리즈 앨런 호주국립대학 인구학 박사는 출산율이 1.5명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소규모 가족으로의 전환은 가족 관계와 지역 사회의 기능 방식이 돌이킬 수 없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가 없거나 한두 명만 있는 부부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노인돌봄 책임은 가족이 아닌 주정부 또는 민간기관에 맡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가족 지원에 대한 개념은 오래전에 사라졌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할 때 인구가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여성 1명당 2.1명의 출산율이 필요하지만 호주가 이 출산율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낮은 출산율이 장기화하면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저소득 국가의 고급인력 이민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호주가 감당할 수 인구는 1500만명이 적정하다면서 현재 2500만명인 호주 인구는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현재 인구 규모가 유지된다면) 호주 대륙에서의 인간 활동이 지속 가능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현재 인구보다 큰 규모로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호주가 출산율과 인구 감소에 대해 패닉에 빠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대규모 이민자 유입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당시 급격한 인구 증가로 환경과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