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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HIV감염자 급증…남성 성소수자 데이트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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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19. 10. 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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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에이즈 이미지/제공 = 게티이미지
필리핀에서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된 원인은 데이트 앱을 통해 남성 성소수자 간 만남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에이즈 기구(UNAIDS) 통계를 통해 필리핀에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새로 감염된 사람이 불과 5년(2013년~2018년) 만에 두배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에이즈 환자가 줄고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기간 HIV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 중 96%가 성관계 이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대는 15세~34세로 대부분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로 조사됐다.

필리핀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HIV 감염자 수는 1만3384명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HIV 감염자 중 1%에 해당하는 수치다. UNAIDS는 이 통계를 토대로 필리핀에서 7만7000명 이상이 HIV 감염자라고 추정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온라인을 이용해 동성애자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HIV 감염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전문 단체 관계자들은 필리핀에서 에이즈가 급증한 원인이 데이트 앱이라고 판단한다. 에이즈 환자, 의사, 전염병환자, 에이즈 운동가 등 에이즈와 관련된 사람들도 대부분의 HIV감염자가 온라인을 통해 만났다고 답했다.

2017년 HIV 양성판정을 받은 한 27세 남성은 게이 데이트앱 그라인더를 통해 만난 남성에게서 HIV가 감염됐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라인더는 남성 성소수자 만남을 주선하는 앱 중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HIV 양성판정을 받은 데시 앤드류 칭은 인터넷이 도입된 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에이즈 감염이 급증했다고 확인했다.

필리핀 국회의원들은 에이즈 환자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학교 내 성교육을 장려하고 HIV 검사의 법적 나이를 18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필리핀 보건국은 또한 HIV검사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와 제휴하고 있다. 그라인더 대표는 에이즈 감염 프로그램을 무료 광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은 보수적인 카톨릭 국가여서 HIV 예방과 사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IV가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이며 동성애자들이 커밍아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가 분위기는 2012년 미국에서 승인을 마친 예방 HIV약인 노출전 차단요법(Pre-exposure prophylaxis,PrEP) 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 약은 서양에서 성노동자, 마약사용자, 동성애자 같은 고위험군에 투여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PrEP가 더 문란한 행동을 조장할 것이라고 믿어 반대를 했다고 에이즈퇴치 비영리단체인 러브유어셀프의 관계자는 설명했다. 필리핀 마약단속국은 올해 초 PrEP를 승인했다. 하지만 약국에서는 이를 갖추려고 하지 않고 정부 보험도 적용이 안 된다. 러브유어셀프만이 PrEP를 공급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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