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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으로 발목 잡힌 이영렬 전 지검장…‘검찰 수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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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준 기자

승인 : 2017. 06. 07. 18:09

수사부서 아닌 법무부에 건넨 ‘돈봉투·식대’ 김영란법 위반
감찰반, 논란 부른 ‘특수활동비’ TF 구성해 개선 방안 마련
최순실 게이트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37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사진 = 이병화 기자photolbh@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며 검찰 내서 신망이 높았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18기)이 일명 ‘김영란법’으로 인해 발목을 잡히게 됐다.

‘돈봉투 만찬’ 사건과 관련해 이 전 지검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기 때문이다.

7일 법무부·검찰 합동감찰반에 따르면 이 전 지검장은 만찬 자리에 참석한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해 두 사람에게 각각 109만5000원의 금품 등을 제공했기 때문에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감찰반은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이 실제 수사를 수행하는 위치에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수활동비로 격려금을 집행한 게 김영란법에 저촉된다고 봤다.
반면 안 전 국장은 특수활동비를 실제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에게 줬고, 법무부 소속인 안 전 국장이 법무부 하위기관인 검찰 공무원에게 수사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사용 용도에서 벗어나지 않아 김영란법 위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안 전 국장으로부터 수사비를 받은 부장검사 중 일부는 수사비에 사용하기도 하고 수사비로 사용하려고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이 전 지검장으로부터 받은 금품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김영란법 신고의무를 위반했지만, 상급자의 제의에 따라 수동적으로 참석한 점 등을 고려했다.

이에 대해 A변호사는 “김영란법은 이번 사건처럼 그간 관행으로 이어져 오던 악습을 없앨 수 있는 법”이라며 “이 전 지검장이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이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결국 면직까지 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전 지검장을 불명예 퇴진시킬 정도로 강도 높은 감찰을 벌인 감찰반은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됐던 돈봉투의 출처인 ‘특수활동비’ 사용 체계에 대한 개선 방안도 내놨다.

감찰반은 법무부 기획조정실과 검찰국, 대검찰청 기획조정부가 함께 하는 합동 태크스포스(TF)를 구성해 특수활동비의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수활동비는 검찰의 수사나 범죄정보·첩보 수집 활동에 쓰이는 경비로, 지난해 법무부에 배정된 특수활동비 287억원 중 대부분을 검찰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반 관계자는 “법무부·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 체계에 대해서 투명하고 엄격하게 관리가 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발견하고 느낀 점들이 개선 대상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구성될 TF에서 감찰 내용을 참고해 소상하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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