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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원칙’ 김관진 ‘강골’ 새로운 남북관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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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8. 25. 04:24

도발엔 강력 응징, 화해 협력엔 적극 대화, 박 대통령 확고한 대북정책 '원칙론', 극적 타결 이끌어 내...김 실장 '강단' '강골' 군인 기질, 박 대통령 의지 관철시켜
군 대응태세 점검하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전투복 차림으로 육군3야전군사령부를 찾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함께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상황을 현장 점검하고 우리 군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를 보내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확고한 ‘원칙론’과 함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강골’이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었다.

박 대통령의 전권을 위임 받은 김 실장이 25일 새벽 나흘 간의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받아 내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론’이 통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론이 확고하다고 해도 실제 북한과의 힘든 회담에서 도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 낸 김 실장이야말로 군 출신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박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었던 김 실장의 ‘콤비’와 ‘조합’이 결국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황병서 총정치국장·김양건 비서를 상대로 남북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5일 정확히 임기 반환점을 맞는 박 대통령은 김 제1비서가 집권한 이후 북한의 군사적 긴장 조성과 도발이 잦은 상황에서도 확고한 대북정책 원칙론을 지켜 이번 극적 일괄 타결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일단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인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는 강력하고도 단호하게 응징하고,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온다면 인도적 지원과 경제 개발에는 적극 협력할 수 있다는 투트랙 전략이 통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함께 20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28사단 지역에 대한 북한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여줬다. 박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반면 이번 지뢰와 대북 확성기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응징 행보를 실제로 보여줬다.

일촉즉발 상황까지 치닫던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지난 21일 북한의 극적인 대화 제의와 우리 측의 수용으로 22일 판문점에서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최고위급 회담이 처음으로 열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췄다.

대북전문가인 윤규식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은 25일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우려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최고위급 회담이 열렸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원칙이 어느 정도 통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지난 21일 전투복을 입고 국군최고통수권자로서 육군3야전군사령부를 직접 순시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이나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한 것은 안보와 인도적 지원은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대북 원칙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총장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갈수록 북한 도발의 악순환을 끊고 이번 북한 도발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되고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였다”면서 “이번 회담 타결을 계기로 전쟁을 각오하면 평화를 지킬 수 있지만 전쟁을 두려워 할 때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잘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지난 21일 전투복을 입고 육군3야전군사령부를 현장 순시하면서 “북한의 어떤 추가도발에도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우리 군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도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후 긴급 NSC 상임위원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난 22일부터 나흘 간 ‘강행군’ 회담을 한 김 실장의 평소 흐트러 질 줄 모르는 ‘강골’ 군인 기질이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특히 김 실장은 3년 6개월 동안 국방부 장관을 할 당시 해마다 국회에서 크고 작은 상임위원회 회의와 예산안 처리, 국정감사 때도 밤샘 질의와 출석을 하는 과정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꼿꼿하게 몸가짐을 해 국방부관계자들이 ‘곤욕’ 아닌 ‘곤욕’을 치르곤 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들이 밤을 새야하는 김 실장에게 “장관님, 잠시라도 눈을 좀 붙이시죠?”라고 권유하면 오히려 “난 괜찮다. 자네들이나 잠시 좀 쉬도록 하지”라며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꼿꼿하게 군인으로서의 몸에 밴 정자세를 하고 앉아 밤을 지새곤 했다고 한다.

올해 한국 나이로 67살인 김 실장은 눈에 힘을 주고 강한 어조로 말해 ‘레이저 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김 실장이 한 치의 흔들림이나 흐트러짐 없이 나흘 간 동갑인 황 총정치국장이나 김 비서(73)를 상대하면서 치열한 막판 기싸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고 우리 측 입장을 관철시키고 접점을 찾았다.

통일과 대북 정책에 있어 확고한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군 출신’ 김 실장이 한 치의 흔들림이나 흐트러짐 없이 노련한 황병서·김양건과 극적으로 막판 일괄 타결이라는 담판을 지은 것이다. 군 출신으로 합참의장과 국방부장관을 거쳐 국가안보실장까지 ‘승승장구’ 한 그가 앞으로도 외교안보 현안에 있어서 어떠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지 적지 않게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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