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중 ‘사드 파워게임’…한·중 갈등구조도 깊어진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317010010455

글자크기

닫기

최태범 기자

승인 : 2015. 03. 17. 16:01

中 류젠차오 '중국 우려' 발언에 국방부 "주변국 국방정책 영향력 행사 안돼" 불만표시
美 러셀 '3국이 왜 끼어드나'…"한국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부지조사', 사드도입 압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이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간 갈등구도를 더욱 키우고 있다.

국방부는 17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전날 사드와 관련해 “중국 우려를 중요시 해달라”며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데 대해 “주변국이 우리 국방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된다”며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한국을 방문 중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아직 배치되지 않고 여전히 이론적인 문제(matter of theory)인 안보 시스템에 대해 ‘제3국’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나선다는 것을 의아(curious)하게 여긴다”며 류 부장조리의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사드 배치를) 언제 어떻게 할지는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면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의 상당한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 군 당국은 한국과 한국 시민,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려할 책임이 있다”며 사드 배치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앞서 류 부장조리는 전날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와 관련된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중국의 강력한 우려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국회에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만나 사드 문제를 꺼내는가하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도 비공개 면담을 갖는 등 ‘사드 반대’를 위한 광폭행보를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지난 11일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미국의 요청도 없었고(No Request) 어떠한 협의도(No Consultation) 결정도 없었다(No Decision)’는 ‘3 NO’를 공식 입장으로 내놓았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를 요청해올 때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 부장조리의 발언과 관련, “공식적인 반대 입장이라고 볼 수가 있는지는 아마 해석이 필요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이지 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하지만 러셀 차관보가 이날 “동맹 방어차원에서 언제 어떤 조처를 할지를 한국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주한미군이 지난 12일 “이미 사드 배치를 염두에 두고 부지 조사를 했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미국의 사드 배치 압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흔들리다 급박하게 결론을 내리지 말고 철저히 국익과 안보를 고려해 사드 배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사드 배치 문제를 미국을 선택하느냐 중국을 선택하느냐 식의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꾸 선택의 문제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큰 틀에서 국익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