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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하게 계산하고 창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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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기자

승인 : 2014. 11. 28. 10:53

채선당PLUS 삼송점, 송민섭·문향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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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 경기도 고양시에 채선당플러스 삼송점을 연 송민섭(오른쪽)·문향숙 씨 부부./사진=송병형 기자
‘창업을 하기 전에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은 창업의 정석(定石)과도 같다. 하지만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위험을 피하고 싶은 무사안일의 유혹을 떨치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막상 닥쳤을 때 과감한 결단을 하기란 쉽지 않다. 아내 문향숙 씨(44)의 눈에 비친 남편 송민섭 씨(46)는 이를 실천해 낸 사람이다.

창업을 망설였던 아내 문 씨는 3년간 이어진 남편의 철저한 준비에 마음이 움직여 올해 7월 함께 채선당PLUS 삼송점(경기 고양시)을 열었다. ‘제2의 인생’이라고 이름을 단 두 사람 만의 네이버밴드를 보면 올해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창업준비가 얼마나 꼼꼼했는지 알 수 있다.

문 씨는 5월 8일 밴드에 “꾸준히 새로운 아이템 매장들과 정보를 알아보는 남편의 노력에 매일 밤낮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한다. 남편이 꼼꼼하고 철저하다는 걸 느낀다”며 “너무 집중해서 회사일과 건강이 걱정된다”고 적었다.

이들 부부는 철저한 조사 끝에 카페를 열려던 당초 계획을 접고 판을 크게 벌이기로 했다. 어중간한 창업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조급해 하지 않고 긴 승부를 위해 건물 임대계약기간도 5년으로 했다. 지난달 1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송 씨는 “장사를 탁 털고 나가는 순간까지 가 봐야 한다”며 “남는 게 아니라 (투자금액을) 메꿔가는 중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 부부의 철저한 계산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달 매출이 1억원이라고 들었다.

“1억원은 안 된다. 거의 1억원인 것과 1억원이 안 되는 것은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 느낌은) 다르다. 저희는 성공이라고 보지 않는다. 이제 문을 연지 120일 정도가 지났을 뿐이다. 아직도 투자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하다보면 집기나 재료 등 추가적으로 필요한 게 생긴다. 홍보비도 들어간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전단을 돌리고 지역신문에 광고도 내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이면 다 알 줄 알았는데 그래도 처음 오시는 분이 많다. 자리를 잡으려면 올해 연말은 지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카페를 하려다가 방향을 틀었다고 들었는데…

“조사하다보니 어설프게 하면 다 까먹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1억5000만원 정도로 창업을 생각하지만 그 금액으로는 정말 어중간한 자리에 정말 어중간한 브랜드 밖에 할 수 없다. 그러면 정말 재수가 좋지 않고는 사람을 끌어올 수 없다. 설사 재수가 좋아서 사람을 끌게 되더라도 잘된다 싶으면 옆에서 (따라 해서) 경쟁이 붙는다. 다들 1억5000만원 정도면 날려 먹어도 감당하겠다 싶어서 소자본 창업이니 1인 창업이니 해서 뛰어들지만 말 그대로 날리는 돈이 되기 십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5억~6억원을 투자해서 제대로 해 볼 생각을 했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5년 전에 직장을 옮기면서 딱 5년만 하고 그만두자고 결심하고, 3년 전에 이사를 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꽤 되던 부채를 정리했다. 창업을 위해서는 자산과 부채가 얼마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보통 건물 임대 계약기간이 2년이라 그동안 투자금액을 회수한다. 우리 부부는 임대계약을 하면서 5년으로 했다. 크게 벌인 만큼 길게 보고 승부를 걸었다. 이 근처 아파트단지 입주율이 아직 60~70% 정도다. 신도시는 인구가 늘어나니까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채선당PLUS를 선택한 이유는?

“지난 3월부터 (부부가)함께 일일이 찾아다니며 가서 먹어보고 평가를 했다. 직접 먹어보고 손님 숫자도 세어봤다. 전문가에게 창업 컨설팅도 받았다. 창업박람회도 여러 군데 가봤다. 기존 업체를 인수하려고 알아보기도 했고, 리뉴얼 공사 횡포와 같은 프랜차이즈 문제점도 짚어봤다. 채선당 자체는 한 10년 전부터 많이 먹으러 다녀서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샐러드바가 있는 채선당PLUS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창업박람회에서 알게 됐다. 샐러드바가 있는 샤브 브랜드는 7~8군데가 있지만 채선당PLUS가 샤브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기본메뉴가 평일 1만2800원이고 주말에는 1만5800원이다. 다른 브랜드보다 2000~3000원 정도가 싸다. 요즘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설렁탕이나 갈비탕을 먹고 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1만1000원대다. 여기서 식사를 하면 나오는 커피가 카페에서 마시는 그 원두커피다. 여기에 1000원 남짓 더해서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힘든 점을 꼽는다면?

“사람을 관리하는 게 제일 힘들다. 채용도 빠르고 그만두는 것도 빠르다. 오늘 아침에도 오후 4시까지 일하기로 한 분이 나오지 않았다. 당장 주방에 사람이 필요한데 펑크가 난 거다. 초창기에는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정말 가족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창업한 지 한두 달 지나서야 대처방법을 찾았다. 이제는 전화하면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의 연락처가 담긴 노트가 있다. 이렇게 인력풀 정보를 준비해서 필요하면 전화를 한다.”

-창업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창업을 하기 전에 버틸 수 있는 최소 매출은 얼마인지, 적정 인건비와 적정 재료비는 얼마인지, 정말 장사가 안 될 경우 손실이 얼마가 될지도 생각해서 철저하게 계산하고 시뮬레이션까지 해봐야 한다. 무작정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저(남편)는 지난 7월 1일 직장을 그만두고 25일 가게를 열었다. 다른 사람들은 25일 만에 창업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3년 동안 준비를 했다. 본격적인 창업 준비만 해도 올해 3월부터다.”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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