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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많던 ‘정치공항’의 예견된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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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승인 : 2024. 12. 30. 18:07

전남도, 무안공항 무리한 국제노선
野, 예산 없애고 관련자들 줄탄핵
"화 키운 민주… 책임 피할수 없을것"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무안국제공항 참사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리한 국제노선 오픈을 강행한 전남도와 국정마비 사태를 초래한 더불어민주당이 책임론을 피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원인으로 △철새도래지 옆에 공항을 건설한 것 △새떼에 대한 대책 없이 국제노선을 서둘러 개통한 것 △위험하다 지적되었음에도 콘크리트 구조물을 그대로 방치한 것 등을 꼽고 있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무안공항에서 태국 방콕을 오가는 정기편 운항에 들어갔다. 무안공항에서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 지 21일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전남도는 관광객 유입 등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국제선 도입에 힘써왔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이날 "김대중 정부 때 (무안공항은) 철새 도래지 옆 환경 문제도 있고 위험해서 정치논리로 무안공항이 강제된 것"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태풍 고니가 왔을 때 설치했다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새떼를 쫓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관련 인력들이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했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큰 원인으로 사고가 나서 빨리 수습해야 하는데 (관련자들을) 다 (민주당이) 탄핵시켜 놨고 예산도 없애버렸다"며 "민주당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무안공항의 활주로는 약 2.8㎞로 다른 주요 국제공항보다 짧은 편이다. 이에 더해 활주로 길이를 늘리는 연장공사를 진행 중이었던 만큼 300m가량 이용할 수 없었다. 사실상 이용 가능한 거리는 2.5㎞ 수준이었던 것. 주요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4㎞)이나 김포국제공항(3.6㎞)에 비해 턱없이 짧은 수준이다.

장조원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정상적으로 비행하면 문제없는 활주로다. 다만 동체착륙과 같은 비정상 상황에서 3분의 1 지점에서 터치다운(접지)해 활주로 길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더구나 날개 플랩(고양력 장치)도 작동하지 않아 기체 접지속도가 빨라 지상활주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만약 운 좋게도 인천공항처럼 더 긴 활주로였다면 동체마찰 항력만으로도 정지해 대부분 탑승자들은 생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제선의 경우 크기가 크고 무거운 기체가 많이 운용되는 만큼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하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비행목적과 그 기체에 따라 적정 활주로가 비행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항공모함의 후크장치나 그물망과 같은 비상제동장치 운용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그물망 같은 것들은 설치해놓으면 좋을 것 같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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