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관 방산·합병 앞둔 항공사 촉각
기업총수들 트럼프 취임식 초청 주목
주요 경제단체 "국정공백 해소" 강조
15일 재계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추가적인 비상계엄 등 경제를 둘러싼 변수는 하나 줄었지만 여전히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있는 등 완전한 정상 체제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팽팽한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SK그룹은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의 주축인 계열사들이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환율이 상승할수록 외환평가손실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비상계엄 다음 날에는 곧바로 최창원 수석부회장 주재로 수펙스추구위원회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방산 사업이 미국 정세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각 계열사별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이미 비상계엄발 유탄을 맞은 상태다. 올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 재편이 비상 계엄 이후 주가 급락으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의 이전을 추진했지만, 두산에너빌리의 주가가 계엄 이후 주식매수청구가를 크게 밑돌면서 이를 철회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재계에서는 '비상 계엄의 유탄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라는 해석이 나왔다.
산업계 최대 이슈였던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성공한 대한항공 역시 환율에 초민감해하고 있다.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순외화부채는 33억 달러로,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환율이 30원 오르면 손실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앞으로 약 2년간의 합병 준비 기간 관련 비용 소요도 예상되는 만큼 부채 타격은 더 민감하다.
'트럼피즘'의 도래와 함께 다음 달 20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국내 기업인들이 초청받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1기에는 2017년 취임식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이 초청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을 만큼 국내에서는 조선업계가 트럼프 재집권 시 가장 각광받는 산업으로, 한화그룹과 HD현대가 주목받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하루빨리 국정이 안정화돼 경제가 정상화되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기업들은 경제 안정을 위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정부에 "탄핵정국으로 인한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경제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 관계자는 "이번 탄핵정국에 따른 국정 공백이 빠르게 해소돼 대외 신인도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감안해 혼란스러운 정국이 조속히 안정되고,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국회와 정부가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