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주은식 칼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년 평가와 전망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3.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701001417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2. 27. 18:56

2024011801002118600117461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을 지나 3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양쪽의 사상자에 대하여 많은 억측이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처음으로 자국군인 3만1000명이 전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쟁 2주년을 맞이하여 외신 기자회견에서 자국 군인의 사망자를 밝히면서 15만 명이나 30만 명 사망설을 부인하였다.

대개 전쟁 중에는 양쪽이 자국의 사망자 숫자는 줄여서 발표하고 상대국의 사망자 숫자는 부풀려 심리전에 활용한다. 당사국은 자국의 피해를 선전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비밀로 다루어 왔다. 젤렌스키는 사상자를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궁지에 처해 있는바 서방의 지원 여부가 전쟁 지속 및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결의대로 양국 간의 국경이 전쟁 이전으로 회복되어야 하며 러시아군이 점령한 영토를 내놓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하여 러시아는 목표달성 때까지 계속 강행할 것을 밝히고 있기에 양쪽이 협상 및 정전을 할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1000㎞ 전선은 2022년 가을 이후 유지되고 있다.

러시아는 침공 시 키이우를 신속히 점령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고 동부와 남부에 집중하였다. 이후 점령지역을 요새화하였고 반면 우크라이나는 탄약이 고갈되었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였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군사령관은 러시아와 물밑 협상을 시도하였다는 이유로 젤렌스키에 의해 해임되었다.
◇우크라軍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

2월 중순 우크라이나군은 오랫동안 전투를 벌여온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하였다. 러시아군은 기세를 몰아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아우디이우카는 지난해 5월 달의 바흐무트와 더불어 동부로 진출할 수 있는 요충지였다. 크림반도를 포함하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18%를 장악하고 있다.

러·우전쟁이 여타 전쟁과 특이한 점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현대전의 특징인 항공전이 상대방의 방공망 때문에 서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드론이 전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약 920억 달러, 미국은 730억 달러의 전비를 지원했다. 초기에는 T계열장비에 M계열 포탄을 지원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현재는 문제점을 해소했다.

미국은 자국군을 투입하지 않고 유럽연합에 대한 영향력을 공고히 했고 무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에너지에 기반했던 독일의 산업을 붕괴시켰다. EU는 추가지원을 놓고 여러 차례 협상과 논의를 한 끝에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헝가리의 오르반 총리가 푸틴과 가까워 반대하자 헝가리에 대한 EU지원금 감축을 빌미로 동조하게 만들었다.

미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전비지원이 지연되고 있는데 11월 선거에서 트럼프의 재당선 시 전쟁 지속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미국의 의도는 러시아를 약화시키되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이 맹주가 될 것을 우려하여 러시아 쿠투조프가 맹렬한 공격을 하지 않고 나폴레옹이 자멸토록 유도한 것처럼 적절한 수준 약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것이 미국이 적극적인 전비지원을 망설이는 주요 이유다.

젤렌스키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여 서방세계가 푸틴에게 맞서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국가가 러시아로부터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은 산업생산과 군수역량에 의해 지속력이 좌우된다. 러시아는 산업을 군수산업 생산으로 전환, 장기전 대비체제를 구축하고 우크라이나군에게 소모전을 획책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DIME 관점에서 바라본 양국 상황

외교(Diplomacy) 면에서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북한, 시리아, 이란 정도가 적극 지원하는 데 반하여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서방국가들이 적극 후원하는 우세를 점하고 있다. 정보(Intelligence) 면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정보자산과 스페이스 X의 지원을 통하여 통신을 유지하면서 크림반도 복속 당시와는 다른 정보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는 자체 글로나스를 이용하여 초기의 혼란을 다소 극복하였다.

군사(Military) 면에서 볼 때 러시아는 동원령을 선포하여 예비군을 투입하였다. 1억4400만명에 달하는 우세한 인구로 전장주도권을 달성하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을 조달하여 화력교환이 4 대 1 정도의 우세를 유지하는 듯하다. 우크라이나는 징집 연령을 40세로 올리고 여성까지 동원하면서 총력전 태세를 유지하고자 하나 예비전력 면에서 열세이다.

경제(Economy) 면에서 우크라이나는 15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가 금년 432억 달러의 군사비 지출을, 러시아는 1120억 달러를 계획하였다.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제한 제재를 가했지만 중국과 인도 그리고 사우디가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여 전비 조달을 지원하는 실정이다.

푸틴은 최초의 전쟁목표가 변함이 없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와 중립화, 나토가입 반대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3월 17일 대선에서 푸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의 안보관과 전쟁전략을 지지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전쟁피로감과 지원감소 우려

우크라이나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전쟁피로감이다. 서방국가 국민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는 부분을 염려한다. 미국이나 독일이 최신장비가 아닌 구형장비를 지원하다 보니 우크라이나의 대응에도 어려움이 있다. 러·우 모두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후티 반군의 유조선 공격과 중국의 대만 공격에 대한 유혹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 여부가 금년도 갈등 관리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일단 미국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부지역을 비무장지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한국의 정전체제를 참고할 것이고 11월 미국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유리한 조건에서 휴전할 방안을 찾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또 하나 러시아의 핵-공갈을 목도한 김정은이 생존을 위해 비핵화 노력을 요원하게 만들 것이라는 부분은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