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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칼럼] 기업가적 모험 넘치는 시장경제가 바로 ‘역동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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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2. 11. 18:23

김이석 논설실장
논설심의실장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다툼 속에서 경제질서가 과거와 달라지고 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과정에서 풀려난 뭉칫돈이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된 이후에는 소비자 물가를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하자 물가를 낮추기 위해 미국의 연준이 주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여러 경제적 과제가 중첩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인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물러나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 후임으로 최상목 경제수석비서관을 후보자로 지명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로 낙점 받은 정통 관료 출신의 최상목 후보자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역동 경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경제가 역동적이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지고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해지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이 그가 '역동 경제'를 내세우는 이유다. 현재 경기가 활발하지 못한 저성장 속에서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일종의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현상이어서 돈을 풀려니 물가가 걱정되고 돈을 죄려니 경기가 더 침체될까 우려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너무 쉽게 돈을 풀어 문제를 풀려는 것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비롯된 원죄이기에 최적의 거시정책보다는 오히려 '역동경제'를 꺼내든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역동경제는 우리 사회의 사람들이 사업을 하는 모험을 시도하려고 하고 또 모험적인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로 모여들고 그들이 그런 모험을 실행할 때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미 온갖 보조금 혜택에 젖어있고, 높은 법인세와 상속세에 기업가적 모험을 하려는 의욕이 꺾인 데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방해하는 일이 일상사가 돼버린 현재의 우리 경제에서 '역동 경제'를 이룬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역동경제는 시장경제의 장점이 발휘되도록 할 때 이뤄진다. 홀콤 교수의 《기업가정신과 경제적 진보》는 경제발전 과정이 동일한 제품의 증산이 아니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인류의 삶이 더 윤택해지는 과정임을 잘 보여준다. 타자기가 컴퓨터 워드 프로세서로, 말이 자동차로 바뀌고 세탁기가 나와서 대중이 혜택을 받는다. "EBS 다큐프라임 - 앙트레프레너, 경제강국의 비밀" 제3부 '부의 법칙'을 시청하면 이런 혁신의 과정이 잘 드러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역동경제가 되려면 과학기술·첨단기술 발전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자체로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지만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강조돼야 할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이렇게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뛰어난 천재가 많고 뛰어난 과학자도 많았지만 영국에 비해 오히려 산업혁명에서 뒤지고 말았다. 왜 그런가?"

영국에서도 제임스 와트와 같은 뛰어난 발명가가 있었지만 단순히 이런 발명가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며 바로 매튜 볼턴과 같은 기업가정신을 지닌 사람이 함께할 때 비로소 제임스 와트의 재능이 빛날 수 있다. 물론 이런 매튜 볼턴의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매우 중요하고 바로 이런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혁신'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않다. 모빌리티 혁신의 대표자격인 '우버'는 철수를 했고, '타다'는 기소를 당했다. 택시업계가 결사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자 정치권이 이들을 규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마차 종사자들이 결사반대를 하면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할 수 없다. 노조가 신기술의 도입을 격렬하게 반대하면 신기술도 사장된다. 최상목 후보자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벌써 관심과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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